중국 정부가 지난해 우량기업이라 꼽았던 1위 부동산 재벌인 비구이위안(碧桂園)이 달러화 채권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며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경우 가뜩이나 침체된 중국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자도 못 갚아···한달 유예기한 종료시 '디폴트'
비구이위안은 7일까지 지급해야 할 각 5억 달러 규모 달러채 2개에 대한 이자 총 2250만 달러(약 296억원)어치를 지불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은 9일 보도했다. 다만 이 달러화 채권은 이자 지급일로부터 30일간 유예기간을 적용받는다. 한달 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디폴트가 선언되는 것이다.
달러채 2건은 각각 2026년, 2030년 만기가 도래하는 5억 달러 액면가 채권이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매출이 부진하고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상황이 이른 시일 내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낼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채무 리스크 해소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며 "현재 적극적으로 자금 배분을 최적화해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의 아이리스 첸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자 지급을 미뤘다는 사실은 유동성이 예상보다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구이위안이 향후 디폴트를 막기 위해 채권자들과 협의해 이자 지급 기한을 더 미뤄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디폴트 우려가 커지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4일 이미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a3'에서 'B1'으로 한 단계 내렸다. 무디스는 올해 비구이위안 매출이 전년보다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회사 현금 흐름과 수익성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비구이위안을 투자적격 등급인 'Baa3'로 평가했으나, 지난해 6월 투기(투자부적격) 등급인 'Ba1', 그해 11월엔 'Ba3'로 더 낮췄다.
비구이위안 채권 가격도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채권 거래 플랫폼인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시장에서 두 채권 가격은 달러당 8센트 미만으로 급락했다. WSJ는 이는 투자자들이 사실상 디폴트를 예상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홍콩증시에 비구이위안 주가도 이날 14% 이상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 주가 낙폭만 30%에 육박했다.
비구이위안이 이번 디폴트 고비를 넘긴다 하더라도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에 따르면 현재 비구이위안의 총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조4300억 위안(약 260조6000억원)이다. 앞서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의 2조 위안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액수다.
현재 상환해야 할 역내·역외 채권액도 각각 56억 위안, 104억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의 이자 지급이 올해 9월(역내)과 내년 1월(역외)에 몰려 있다고 중국 온라인 매체 제몐망은 보도했다.
달러채 2건은 각각 2026년, 2030년 만기가 도래하는 5억 달러 액면가 채권이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매출이 부진하고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상황이 이른 시일 내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낼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채무 리스크 해소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며 "현재 적극적으로 자금 배분을 최적화해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의 아이리스 첸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자 지급을 미뤘다는 사실은 유동성이 예상보다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구이위안이 향후 디폴트를 막기 위해 채권자들과 협의해 이자 지급 기한을 더 미뤄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구이위안 채권 가격도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채권 거래 플랫폼인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시장에서 두 채권 가격은 달러당 8센트 미만으로 급락했다. WSJ는 이는 투자자들이 사실상 디폴트를 예상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홍콩증시에 비구이위안 주가도 이날 14% 이상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 주가 낙폭만 30%에 육박했다.
비구이위안이 이번 디폴트 고비를 넘긴다 하더라도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에 따르면 현재 비구이위안의 총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조4300억 위안(약 260조6000억원)이다. 앞서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의 2조 위안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액수다.
현재 상환해야 할 역내·역외 채권액도 각각 56억 위안, 104억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의 이자 지급이 올해 9월(역내)과 내년 1월(역외)에 몰려 있다고 중국 온라인 매체 제몐망은 보도했다.
매출 부진·자금조달난...우량기업도 못 버텨
1992년 광둥성 포산에서 시작한 비구이위안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중국 부동산기업 매출 1위를 기록한 부동산 재벌이다. 헝다 사태 이후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민간 부동산기업이다. 지난해 부동산 위기 속 중국 국유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위해 시범적으로 선정한 '우량 부동산 기업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재정상태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중국 부동산 불경기 속 우량기업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리서치업체 TS롬바드의 앤드류 로런스 아시아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양호한 부동산기업 중 하나로 꼽혔던 비구이위안도 다른 부동산 기업과 동일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구이위안이 헝다 사태 때보다 중국 내 더 큰 충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올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중국 부동산 경기가 얼마나 순식간에 급랭했는지를 보여준다.
5월 들어서부터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주택 수요가 부진해 매출이 급락한 데다가 부동산 규제 완화도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특히 비구이위안은 대도시보다 3·4선 중소도시에 고급 아파트를 대거 지어 싼값에 파는 '박리다매' 경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부동산 불경기에 중소도시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입으며 비구이위안도 결국 자금난에 맞닥뜨린 것이다.
7월 한달 비구이위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올 들어 7월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하락한 1408억 위안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엔 2007년 홍콩증시 상장 후 약 15년 만에 첫 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도 사실상 적자를 예고했다. 자금 조달도 어려워졌다. 비구이위안은 1일 3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돌연 중단한 바 있다.
이달 들어 비구이위안의 위기설을 둘러싼 각종 소문도 시장에 퍼지고 있다. 비구이위안 회장이 해외로 도피했다, 포산시 부시장이 실무작업팀을 이끌고 비구이위안에 상주하며 위기 관리에 나섰다는 등의 소문이 돌자 비구이위안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8일에도 비구이위안이 토지 양도금 13억7000만 위안어치를 납부하지 않아 포산시 정부가 독촉장을 보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비구이위안은 "각 부처와 소통해 해결 중"이라고만 답했다.
그만큼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재정상태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중국 부동산 불경기 속 우량기업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리서치업체 TS롬바드의 앤드류 로런스 아시아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양호한 부동산기업 중 하나로 꼽혔던 비구이위안도 다른 부동산 기업과 동일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구이위안이 헝다 사태 때보다 중국 내 더 큰 충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올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중국 부동산 경기가 얼마나 순식간에 급랭했는지를 보여준다.
5월 들어서부터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주택 수요가 부진해 매출이 급락한 데다가 부동산 규제 완화도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특히 비구이위안은 대도시보다 3·4선 중소도시에 고급 아파트를 대거 지어 싼값에 파는 '박리다매' 경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부동산 불경기에 중소도시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입으며 비구이위안도 결국 자금난에 맞닥뜨린 것이다.
7월 한달 비구이위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올 들어 7월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하락한 1408억 위안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엔 2007년 홍콩증시 상장 후 약 15년 만에 첫 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도 사실상 적자를 예고했다. 자금 조달도 어려워졌다. 비구이위안은 1일 3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돌연 중단한 바 있다.
이달 들어 비구이위안의 위기설을 둘러싼 각종 소문도 시장에 퍼지고 있다. 비구이위안 회장이 해외로 도피했다, 포산시 부시장이 실무작업팀을 이끌고 비구이위안에 상주하며 위기 관리에 나섰다는 등의 소문이 돌자 비구이위안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8일에도 비구이위안이 토지 양도금 13억7000만 위안어치를 납부하지 않아 포산시 정부가 독촉장을 보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비구이위안은 "각 부처와 소통해 해결 중"이라고만 답했다.
헝다·완다·비구이위안···부동산 '디폴트' 도미노 우려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가뜩이나 위축된 중국 부동산 수요에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4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주축으로, 사실상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기둥산업이다.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잇달아 대출 규제를 풀고 주택 대출금리와 주택 구매 계약금 비율을 낮추는 등이 조처를 내놓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직 급증, 소득 감소, 미래 불확실성 등으로 주민이나 기업이나 부양책에 사실상 '냉담'한 모습이다.
게다가 지난달엔 중국의 또 다른 부동산 재벌인 완다그룹의 유동성 위기설도 돌며 시장 불안감을 재차 키웠다. 완다그룹 핵심계열사인 완다상업관리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만기 도래하는 4억 달러 규모의 채권 원금을 당일 간신히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설이 돌며 '제2의 헝다'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됐다. 부동산 불경기 속 2021년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의 부채 구조조정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니 좀처럼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도 없다. 중국 부동산정보업체 CRIC에 따르면 7월 중국 100대 부동산기업 매출은 전월 대비 무려 33% 감소했다. 올해 1~7월 매출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1~6월 중국 부동산 개발 투자액도 1조2849억 위안(약 226조4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급감했다.
중국이 더 강력한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 중국 부동산 기업 디폴트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 부문 부채액은 58조 위안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8%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특히 이 중 39조 위안이 주택담보대출, 19조 위안이 부동산 기업 부채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16.2%인 중국 부동산 투기 등급 채권 디폴트 비율이 28%까지 올라갈 것을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도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 부양책을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시진핑 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 강화를 시사했다. 이후 중국 주요 지방정부는 주택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규제를 풀고 세금 환급과 현금 보조금 같은 추가 조치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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