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마지막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총상금 900만 달러)에 출전한 선수들은 한결같이 연습 라운드를 마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헤더 이야기를 하면서다. 1988년 개봉한 블랙 코미디 영화 헤더스(Heathers)에 나오는 '인기 있는 소녀'를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헤더는 낮은 산이나 황야 지대에 나는 야생화를 일컫는다. 보라색, 분홍색, 흰색 꽃이 피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AIG 위민스 오픈 우승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애슐리 부하이는 "티잉 구역에서 하는 샷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페어웨이는 관대하지만 러프 지역으로 가면 헤더에 들어가 있다. 공을 잃어버리기 쉽고 나오기 어렵다. 정말 어렵다"고 설명했다.

"티샷이 중요하다. 헤더에서 공을 치다가 손목이 부러질 뻔했다. 쉽지 않다. 58도 웨지로 레이업 하는 수밖에 없다. 벗어나기 정말 어렵다."
코스를 즐기는 편인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도 헤더는 경계 대상이다. 리디아 고는 "헤더나 벙커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충고를 들었다. 역시 어려웠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미국에서 떠오르는 신예인 로즈 장에게도 헤더는 넘기 어려운 장애물이다. "뮤어필드, 카누스티와 다른 코스다. 매우 전통적인 레이아웃이다. 헤더는 아름답지만 안에 들어가면 끔찍해진다. 들어가기 싫다."
아일랜드 출신인 리오나 머과이어, 잉글랜드 출신인 조지아 홀은 다른 국가 선수들에 비해 헤더에 대한 적응도가 높다.
이들 역시 별다른 해결책은 갖고 있지 않다.
머과이어는 "헤더 밖을 노리는 것이 큰 열쇠다"고, 홀은 "탈출하기 정말 힘들다. 헤더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투어를 뛰는 베테랑 한국 선수들에게도 위협적인 존재다.
양희영은 "연습 라운드 때 헤더 안에 공을 넣고 플레이 해봤는데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신지은은 "무조건 레이업을 해야 한다. 공을 찾기도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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