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당국 조사로 신규 채권 발행 불가"...中 부동산 위기 재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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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09-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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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생 절차 차질...주가 장중 26% 폭락

  •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지수도 6.4%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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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조사로 헝다그룹 계열사가 신규 채권을 발행할 수 없게 되면서 기업 회생 방안에 차질이 생겼다. 한숨 고르는 듯 보였던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헝다그룹은 24일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핵심 계열사 헝다디찬(恒大地産·헝다부동산)이 정보공개 위반 혐의로 중국 증권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현재 신규 채권 발행 자격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규 채권을 발행해 부채를 상환하려던 헝다의 회생 계획이 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헝다그룹이 지난 3월에 발표한 외화표시 채무(역외 채권) 조정안에는 발행 완료한 채권을 최장 12년 기한의 새로운 채권이나 회사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당국의 조사로 신규 채권 발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해당 채무 조정안 자체가 흔들리게 된 셈이다.
 
헝다그룹이 다시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지수는 6.4% 하락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올해 평가손실액은 550억 달러에 달한다.
 
헝다그룹 주가는 이날 홍콩증시에서 거래 시작 직후부터 급락세를 보였고, 장중 한때 26%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해 4월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됐던 아오위안 그룹도 이날 거래 재개 직후 76%의 전례 없는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부딪힌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판하이홀딩스는 버뮤다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으며, 핑안부동산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공개 연체 대출금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규모 채권에 대한 상환 기한 연장으로 고비를 넘긴 비구이위안 역시 잠재적 디폴트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 7일 중국 주요 은행이 발표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가 이날부터 시행되는 등 중국 당국은 부동산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헝다 위기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부양책만으로 위기에 빠진 개발업체들을 구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중국 전문 투자 자문 기관 포시드바아시아의 윌러 첸 선임 연구원은 “(헝다의) 이번 채무 재조정 계획 변경은 회사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다른 개발업체들을 위해 부동산 판매 회복 등에 대한 정책 지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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