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동결했다. 최근 경기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자 통화완화 정책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이 전달과 같은 4.50%로 집계됐다고 공고했다. 지난 8월 10bp(1bp=0.01%포인트) 내린 이후 두 달 연속 동결이다.
이날 발표된 5년 만기 LPR도 4.20%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5년 만기 LPR은 지난 6월 10bp 내린 이후 넉 달째 현 수준을 유지 중이다.
LPR은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한 수치다. 인민은행이 LPR로 은행권 대출금리를 조절하고 있어 LPR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LPR은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한다. 1년물 LPR은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되고,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이 지난 16일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인 1년물 MLF 대출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에서는 이달 LPR이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로이터가 시장 애널리스트 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대부분이 1년물 LPR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중국 3분기 GDP(국내총생산)와 9월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경제지표들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정적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낮아진 만큼 앞선 정책들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대두되자 1년 만기 LPR 인하와 지난달 15일 자로 단행된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 등을 통해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이어왔다.
인민은행은 지난 16일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3년 만에 최대 규모인 1년 만기 7890억위안(약 146조원) 규모의 MLF 대출을 시행하기도 했다.
위안화 방어를 우선순위에 둔 영향도 컸다.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 위안화에 하방 압력이 가해져 자본유출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어서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6% 가까이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경제 활동이 안정되면서 당국은 추가적인 통화 완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 잠시 숨 고를 여유가 생겼다”며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도 추가 금리 인하를 막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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