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중국 채권정보망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들어 중국 은행 간 단기 자금 시장에서 익일물(하루짜리)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금리가 장중 최고 50%까지 치솟았다. 이날 은행 간 단기 자금 시장에서 2일물·3일물 레포 금리도 각각 40%, 20%까지, 7일물·15일물 레포 금리도 12%, 6.2%까지 급등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월말 자금 결제가 몰린 데다가, 재융자를 위한 채권 발행과 정부의 1조 위안 국채 추가 발행 등 여러 요인이 겹쳤다"며 자금 조달난에 따른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를 우려한 일부 투자자들이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월말에는 결제가 몰리는 은행들도 자금을 빌려주길 꺼려하면서 단기 자금이 순식간에 경색되기 쉽다고도 설명했다.
중국 국영중앙(CC)TV도 이날 일부 금융기관들이 금융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CCTV는 "일부 기관이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단기 자금을 빌려 장기 투자하는 데 과도하게 의존해 자체 유동성 리스크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로써 시장을 교란시키고 시장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CCTV는 인민은행 관계자도 인용해 "이날 저녁 7시 현재 대다수 금융기관이 거래와 결제를 순조롭게 마감했다"며 자금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고도 보도했다.
지난달 말부터 인민은행도 월말 유동성 안정을 위해 잇달아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지난주(10월 23~27일)에만 인민은행은 공개시장 조작에서 역레포 거래로 모두 2조8240억 위안(약 522조7500억원)어치 유동성을 투입했다.
1일 들어 단기자금 시장이 안정을 찾았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중국이 조만간 금융기관 지준율을 인하해 시중에 유동성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준율이란 금융기관이 예금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중국은 앞서 9월 지준율을 25bp(1bp=0.01%포인트) 내려 시중에 5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최근 중국의 1조 위안 추가 국채 발행 조치와 재융자를 위한 채권 발행 급증, 연말연시 자금 수요 증가 등에 대응하는 한편, 최근 더딘 경제 회복세를 지지하기 위함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 49.5로 집계됐다. 한달 만에 다시 위축세로 전환한 것으로, 전월과 전망치를 모두 하회하며 중국 경제 앞날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딩솽 스탠더드차타드은행 중화권 수석 경제학자는 제일재경일보에 "1조 위안 국채 발행이 4분기 완료돼 올해 5000억 위안을 사용하기로 한 데다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지방정부에 할당된 내년 채권 한도를 올해로 앞당겨 발행하는 것도 허용했다"며 "연말 유동성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4분기 인민은행이 은행권 지준율을 50bp 내려 시중에 1조 위안 이상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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