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락하다 올해 반등하던 집값이 최근 다시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내년 부동산 시장은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며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본격적인 주택 수요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집값 변동 폭에 대해서는 하락과 상승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1일 '2024년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주택시장은 불황형 안정세를 보이며 수도권 아파트 값이 ‘L자형 횡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말 저점을 찍은 주택 거래량은 올 상반기 회복하다 최근 둔화하면서 보합세고, 가격 상승 폭도 둔화하고 있다"며 "고금리 뉴노멀로 수요 회복 여건이 악화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돼 주택 수요 위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주택시장은 가격과 거래, 공급 모두 약보합으로 현재 상태에서 큰 변화 없이 '불황형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가격 상승 기대감이 줄며 내년 주택 가격은 L자형 횡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정연은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은 1%, 전세 가격은 2% 안팎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인허가 물량도 당초 54만가구로 계획했으나 42만가구(수도권 23만가구 이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권 연구위원은 내년 주택시장 복합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 동력인 정상적 수요 회복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담대 관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시적 폐지 혹은 완화 △장기 주담대 확대와 전환 유도 △분양가 상한제 적정성 점검과 폐지 등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건정연의 집값 전망과 달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 가격이 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기적으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 지방이 3%로 지방 하락 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들어 주택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였지만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고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하며 내년에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내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리포트에서 하나같이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핵심 키라고 지적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집값 상승과 수요 회복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교보증권은 최근 '2024년 부동산 시장 전망' 리포트를 통해 내년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역전세난, 이자 부담 가중 등 영향으로 5%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주택 가격 변동에 주요 변수로서 금리의 중요성이 시장에 점차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실제 금리의 가격 적용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국내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현재 가격 대비 최대 30%, 최고점 대비 50%까지 더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도 '2024년 연간 전망 건설업종' 리포트를 통해 내년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잠시 회복됐던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현재 추가 회복보다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024년에도 회복이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며 "내년 부동산 가격은 저가 매수 니즈와 고금리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상승보다는 하향 안정화 방향성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다소 안정됐던 주담대 금리가 최근 다시 오르며 금리 수준 전망 또한 다시 우상향하고 있어 금리 하락 기대가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금리가 이어지며 올해 부진했던 시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 금리 인하가 이뤄진 후에야 본격적으로 주택 수요 회복이 가능할 것이고 파급효과가 전달되는 시차를 감안하면 그 시점은 일러야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인하 폭이 크지 않으면 주택 매매 수요가 증가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현 연구원은 "주택 구매 수요 회복을 위한 핵심 변수는 금리 인하와 구매력 증가인데 주택 관련 가계대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요 진작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해지고 내년 4월 총선 이후 정부의 부동산 수요 진작 정책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주택가격 상승 폭은 다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시장 수요자 심리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 따르면 10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전망지수는 98.2로 지난달(106.5)보다 8.3포인트 떨어졌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8.3포인트 하락한 111.1로 상승 국면에서 보합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10월 주택가격전망CSI는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건설업계가 더리서치그룹을 통해 수도권 주택 소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미래 주택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34.5%가 현 거주지의 향후 1년간 부동산 시세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52.7%,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12.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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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매 낙찰율과 경매가로 보면 30-40%는 떨어질 것이다.
재개발 단지와 신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 매물이 더 쏟아지고 가격은 더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