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모델을 찾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택지와 광역교통을 통합 개발하는 새로운 사업 방식 도입을 추진한다. 택지를 개발하면서 나온 이익으로 지하철역 등 광역 교통망까지 조성해 택지 개발로 인한 고질적인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H공사는 김헌동 사장 지시에 따라 지난 7월부터 택지와 광역교통을 함께 개발하는 방식을 추진하기 위해 도시인프라사업부(TF)를 구성하고 관련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택지 개발과 인프라 사업은 각각 별도로 추진된다. 분양 등으로 사업성이 있는 택지 개발은 통상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만 비용이 높고 회수가 어려운 인프라 사업은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이 때문에 택지 개발은 완료했어도 교통 인프라는 조성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SH공사 관계자는 "통합 개발 방식을 도입하면 택지 개발 방식에서 발생하는 재원을 교통인프라에도 투입할 수 있다"며 "SH공사에서 인프라 사업까지 진행하면 사업을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고 택지 개발로 발생한 이익을 사회로 환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합사업 진행 시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 또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H공사는 최근 서울에 건물을 지을 땅이 없다며 3기 신도시 개발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는데 택지와 교통인프라 통합 개발은 3기 신도시 개발까지 고려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H공사 관계자는 "최근 신규 택지 개발이 경기도에 집중됐고 ‘김포골드라인’ 등 서울 진입을 위한 교통 체증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3기 신도시를 개발할 때 광역 교통인프라까지 함께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도 택지 개발과 교통망 확보를 동시에 진행하는 철도 지하화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대도시권 철도 지하화·지상부지 통합 개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 중인데 해당 특별법은 지상철도를 지하에 신규로 건설하고, 철도부지와 인접 지역을 고밀·복합 개발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건설비용을 충당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SH공사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 자치구 등이 모두 교통 체증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국토부 통합개발 특별법에 관련된 내용 역시 SH공사가 추진하는 통합 개발 사업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SH공사는 개발 시 택지 내 도로나 상하수도 조성 등 인프라 사업 진행만 가능하고 택지 바깥에 조성되는 광역 교통 관련 사업은 제도상 불가하다.
SH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려면 제도를 바꿔야 해 기획재정부나 국토부 등에 제도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며 "SH공사는 현재 통합 개발을 준비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며 추후 제도가 개선되면 시범 사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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