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가 시행되는 ‘글로벌혁신특구’가 당초 10곳에서 7곳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12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당초 2027년까지 10개의 글로벌혁신특구를 지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범위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10개에서 7개로 줄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10곳에서 7곳으로 지정 대상 축소를 고려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줄인다고 해도 전국 14개 지방자치단체 중에 7곳이면 절반을 글로벌혁신특구로 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타 통과를 위해 비(非)R&D(연구개발)와 R&D를 합쳐서 700억원이 넘지 않게 예산을 짜고 있다. 글로벌혁신특구 1곳당 약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혁신특구는 첨단 분야 신제품·서비스 개발 및 해외 진출을 위해 네거티브 규제와 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스탠더드가 적용되는 한국형 혁신 클러스터다. 이곳에서는 명시적으로 열거된 제한·금지 사항 외 신기술을 활용한 모든 실증이 가능하다. 신제품에 대한 기준이나 규격, 요건이 없거나 현행 법령 적용이 부적합해도 실증이 허용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로레알그룹·ARM·UL솔루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 기업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강원특별자치도(보건의료데이터), 부산광역시(차세대 해양모빌리티), 충청북도(첨단재생바이오), 전라남도(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역으로 선정했다.
부산은 신항만을 중심으로 한 물류 중심지로서 차세대 해양 모빌리티 거점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해양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탄소 포집, 대체 연료 추진 등 각종 신사업이 각광받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에 관련 제도와 법령이 없어 기술 개발이 지연돼 왔다.
부산시는 글로벌혁신특구 선정을 계기로 탄소 포집, 미래 연료, 차세대 추진 시스템, 융합 인공지능(AI) 등 각종 분야에서 딥테크 기업 40개를 육성하고 차세대 해양 모빌리티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보건의료 데이터 분야 산업 고도화에 나선다. 개인정보법 등으로 인해 수집·분석이 어려웠던 의료 데이터를 중기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일부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의료데이터 규제 해소와 첨단 의료 AI 제품 생산과 인증, 수출지원 등을 통해 바이오·디지털헬스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바이오 클러스터 오송지구를 보유하고 있는 충북은 첨단 재생 바이오 거점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충북은 일본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쇼난 아이파크와 손잡고 첨단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를 공동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쇼난 아이파크는 글로벌 15위권 제약기업인 다케다 제약이 사내 연구센터를 대학, 외부 기업 등에 개방해 만든 일본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로 15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국전력 본사가 있는 전남은 차세대 에너지 기술인 직류송전 기술 개발을 지원해 국제표준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이-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성과를 바탕으로 독일·스페인·인도네시아 등 해외 실증을 통한 규제 해소와 동남아 수요맞춤형 제품개발 및 이동서비스 플랫폼, 사후관리 시스템을 포함한 이-모빌리티 패키지형 수출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정책 등 글로벌 혁신특구에 최적화된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역특구법에 따라 부처 간 협의, 규제자유특구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글로벌혁신특구를 올해 상반기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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