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미국에서 콘퍼런스를 열며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킨 사이 애플은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애플스토어를 선보였다. 5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개장식에 직접 참석해 애플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2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21일 펑파이·제몐신문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 중심지 징안(靜安)에 중국 내 57번째이자 상하이 8번째인 애플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부지 면적 3835㎡, 투입 자금 8340만 위안(약 153억원)에 달하는 징안 애플스토어는 아시아 최대 규모며 애플스토어의 상징으로 꼽히는 뉴욕 맨해튼 5번가 매장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애플은 매장 오픈에 앞서 자사 사과 로고를 상하이 시화(市花)인 백목련으로 재해석한 특별 로고 ‘애플 징안’을 제작해 홍보에 활용했다. 중국 소비자들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플은 ‘애플 징안’ 로고를 중국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고, 로고가 박힌 파우치를 비롯해 배지, 스티커 등으로 구성된 기념품도 준비해 첫날 방문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아이폰15 출시 후 판매가 부진하자 작년 10월 중국 청두를 찾았던 쿡 CEO는 5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전날 본인 웨이보(중국판 엑스) 계정을 통해 상하이를 방문 중이라는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첫 게시물로는 상하이 출신 중국 배우 정카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고 니하오(你好·안녕하세요)의 상하이 방언인 ‘눙하오(儂好)’라고 인사하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같은 날 쿡 CEO는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BYD 자회사 BYD전자와 란쓰커지(藍思科技) 등 중국 내 부품 공급업체 대표들과 만나 “애플 공급망에 있어 중국만큼 중요한 곳은 없다”며 협력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국 매체들의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답했다. 아이폰이 인공지능(AI) 기술에서 어떤 진전을 이뤘냐는 제몐신문 기자 질문에 “애플 제품 전반에 이미 AI가 적용됐다”며 애플워치의 낙상 감지 기능과 아이폰의 텍스트 자동 완성 기능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애플의 생성형 AI는 올해 말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쿡 CEO는 오는 2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작년에도 이 행사에 참석해 리창 총리 등 중국 주요 인사와 회동한 바 있다.
애플은 올해 첫 6주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4% 감소하는 등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 사업이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애플은 올해 말까지 상하이 연구개발(R&D)센터를 확장해 제품군 전체를 다룰 수 있도록 하고, 중국 남부 기술 중심지인 선전에 신규 R&D센터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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