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령층 유권자들이 세계의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들을 접수하고 있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고령화 되어 가고 있는 한국의 인구 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WSJ는 이번 총선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60세 이상 고령 유권자의 수가 40세 이하 청년 유권자들을 앞선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라며 "이번 한국 총선이 인구 구조와 민주주의 간 충돌에 대한 조기 사례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영국 등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고령층에 맞춰진 정책이 주를 이루면서 인구 구조와 민주주의 간 충돌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도 젊은 층의 소외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총선 결과는 인구 구조적 측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BBC는 한국 언론들의 선거 개표 방송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드라마에 비유하며, 국회의원 후보들의 경쟁 못지않게 언론사들의 선거 개표 방송 역시 치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격전지로 분류되는 서울 용산구 민심을 집중 조명하며, 이번 총선의 민생 과제를 국내의 물가와 부동산가격 상승과 수출경기 침체를 해결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AP통신은 이번 총선이 "앞으로 3년 동안의 대통령 임기 동안 윤석열 정부가 레임덕이 될지 아니면 자신의 주요 정책을 추진할 힘을 갖게 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평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한국 총선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며 "만일 여당이 대패를 당한다면 윤 대통령은 잔여 임기 동안 레임덕이 될 것이고, 심지어는 탄핵 위협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윤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의료 개혁이 장애물에 부딪힌 가운데 이번 총선이 '배수의 일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달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으로 퍼져나간 이른바 '대파 논란'도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윤 대통령이 합리적이었다고 한 대파 가격은 주변 매장보다 3배 정도 낮은 가격이었던 터라 야당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현실감각에 대한 비판 소재로 사용돼왔다.
프랑스 AFP 통신은 '대파의 절규' 제하의 기사를 통해 "김치를 포함해 한국 요리에 널리 쓰이는 대파에 대한 명백한 실언이 후폭풍을 몰고와 야권의 결집을 초래하고 선거의 어젠다를 바꿔놓고 있다"고 해석했다. 영국 BBC 역시 "대파가 한국 총선 유권자들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민생 물가 위기 속에 대통령의 슈퍼마켓(하나로마트) 방문은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의혹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관계가 급속히 개선된 일본의 언론들도 한국 총선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선거가 “혐오 대 혐오”라 불릴 만큼 상대 진영을 비방하는 데 집중된 가운데 정책은 실종된 모습이며, 한·일 관계는 큰 쟁점이 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선거 기간 중 일본과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이번 총선은 새로운 한·일전”이라며 일본과 협력관계를 강화한 윤 정권과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실제 선거전에서는 대일 정책이 거론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유지할지, 국민의힘이 제1당을 탈환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며, 비례 대표에서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신당 ‘조국혁신당’이 약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총선 결과에 따른 영향과 관련해서도 여러가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 센터는 총선 결과에 따라 한국의 대북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네덜란드계 은행 ING는 "한국 총선이 큰 정책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며 "총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네덜란드은행(ANZ) 역시 "한국 총선 결과는 국내 정책 관점에서 중요하겠지만 한국 금융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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