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더 많이 받는' 연금개혁안…尹‧李 첫 영수회담 핵심 의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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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4-04-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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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철호‧천준호 40여분 첫 준비 회동..."시급한 민생문제 해결, 중요한 국정현안 의제로"

김상균 연금개혁 공론화위원장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숙의토론회 및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균 연금개혁 공론화위원장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숙의토론회 및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3대 개혁' 중 하나인 국민연금 개혁안이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시민들은 '재정 안정'보다 '보장성 강화'를 선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에서 이를 어느 수준까지 다룰지 관심이 모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전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연금보험료를 더 내고 연금액도 더 늘리는 소득보장안(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은 56.0%, 보험료는 올리지만 연금액은 동결하는 재정안정안(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은 42.6%의 찬성률을 각각 보였다. 
 
현행 국민연금(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보다 소득대체율은 10%포인트 올리면서 보험료율은 4%포인트 인상에 그친 것으로 기금 재정 상황 악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시민들은 국민연금 도입 취지인 '노후소득보장'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금특위는 설문 결과를 참고해 최종 연금개혁안을 만들고,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다음 달 29일까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여연대‧민주노총‧한국노총 등 306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과 노년이 겪고 있는 노후불안의 고달픔을 씻어 내야 한다"면서 조속한 입법을 정치권에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의 결과를 수용해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금특위 민주당 위원 일동은 입장문에서 "그간 노후소득보장 강화를 지속해 주장해온 민주당은 국민 공론조사위원회 결과를 존중하며 21대 국회 내에 최대한 입법 성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연금특위 국민의힘 간사 유경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라는 측면에서 명백한 개악"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그는 "1안의 정식 명칭은 '기존보다 조금 더 내고 그보다 더 많이 받는 안'"이라며 "이를 '더 내고 더 받는 안'이라고 포장한 것은 서민을 교묘하게 희롱하는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여야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합의안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 협의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간사 간 협의가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논의가 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연금개혁은 폭탄 돌리기와 같다"며 "이번에 제대로 처리해 통과시키지 못하면 다음 국회에서도 원점부터 논의하다가 결국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평소 연금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이 영수회담에서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21대 국회 처리' 원칙을 재확인한다면 여야 협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영수회담을 위해 양측 실무진은 이날 첫 준비회동을 했다. 권혁기 민주당 정무기획실장은 언론공지에서 "오늘 국회에서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 천준호 비서실장,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만나 준비회동을 했다"고 소개했다.
 
권 실장은 "회동은 오후 1시 58분부터 40여 분간 진행됐다"며 "시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할 정책과 중요한 국정현안을 가감없이 본회담의 의제로 삼자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수회담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권 실장은 "회담일정은 추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며 "2차 준비회동은 민주당과 대통령실이 각자 준비상황을 점검한 후에 다시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9일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주에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고, 이 대표는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또 윤 대통령은 2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얘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고 용산 초청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어떤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한번 서로 얘기를 나눠보겠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 역시 "윤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며 "이번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 복원의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루마니아 대통령 방한)과 이 대표의 대장동·선거법 재판 일정 등을 감안해 이르면 25일 영수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실무협상이 길어지면서 본회담 역시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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