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압 배터리로 운행하는 전기차는 폭우 속에서 안전할까.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순수 배터리 전기차가 물이 차오른 도로를 지나도 되는지, 배터리 외부 케이블로 충전해도 되는지 등 다양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그만큼 내수에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진 셈이다. 전기차 운전자가 폭우, 침수에 대응해야 할 전기차 운행 안전 필수 정보를 소개한다.
폭우에 외부 케이블 꽂아 충전?...'절대 금물'
결론부터 말하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일부 국내 충전소들은 충전기 상면부에 차양막 설치가 안된 경우가 많아 폭우에 고전압 케이블을 꽂는 행위는 안전하지 않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폭우, 폭풍, 번개가 치는 날 ‘외부 케이블 결착식 충전기 사용’을 권하지 않고 있다.
이는 운전자가 젖은 손으로 충전 케이블 커넥터 앞부분을 잡고 이동해야 해야 하고, 전기차 케이블 자체가 무겁다는 점, 그리고 이 과정에서 충전 케이블 안으로 빗물이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행거리가 급감해 어쩔 수 없이 충전해야 한다면, 케이블 끝단 충전기 커넥터가 하늘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게 '안전 충전의 필수요소'다.
타이어 높이의 50% 이상 물이 차올랐으면?
주변 운전자들에게 가능한 빨리 '긴급상황'임을 알려야 한다.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차량 침수를 막기 위한 기준선은 '타이어 절반' 높이로 본다.
일반적으로 승용차 엔진의 공기 흡입구는 타이어의 절반 정도 높이에 위치해 있다. 공기 흡입구에 물이 들어가면 엔진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 주행 중 공기 흡입구로 물이 들어가면 엔진이 꺼진다. 물 높이가 타이어의 절반 이상이면 지나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지하차도 내 차량이 침수되는 극단적 현장이라면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야 한다. 수위가 창문보다 낮다면 문을 열어 탈출할 수 있지만, 수위가 창문을 넘어서면 차량 내외부 압력 차이로 개폐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어서다.
배터리 전기차로 물 차오른 구간 통과해도 되나?
절대 무리해서 통과하면 안된다. 하지만 이미 현장이 극심한 침수 상황, 즉 타이어 측면 높이의 3분의 2(66% 수준)까지 물이 차오른 상태라면, 내연기관 차량도 동일하지만 즉시 도로 반대 방향으로 차량을 선회, 해당 도로를 빠져나오는 게 상책이다. 만약 이 같은 운행마저 불가하다면 차량을 버리고 ‘비상 탈출’을 선택해야 한다.
급류에 차량이 고립된 경우 문이 열리지 않으면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한다. 즉 차량 엔진룸으로 물이 들어가기 전에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차량이 침수돼 외부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운전석 목 받침을 분리하고, 목 받침 하단 철제봉을 이용해 유리창을 깨서 대피한다. 유리창을 깨지 못한 경우 차량 내·외부 수위 차이가 30㎝ 이하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량 문이 열리는 순간 탈출해야 한다.
또 보닛 끝단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면 대부분의 전기차들은 스스로 전체 메인 전원을 자동 차단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침수 차량 수리는 어떻게?
침수된 차의 수리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엔진 오일, 변속기 오일 등을 교체하고, 각종 부품도 정확히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 보상액은 어디에 주차했는지, 어느 정도 피해를 입었는지 등에 따라 다르다. 침수 피해가 예고된 지역이나 통제된 지역에 차를 세워뒀다면 개인과실로 인정된다. 운전자 과실로 차 문이나 창문을 열어놔 물이 들어온 경우도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험의 종류에 따라서도 보상액이 다르다. 차내 물품 특약이나 화물 특약에 가입했다면 차 안에 보관한 물품이나 화물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자기차량손해에 가입했다면 보험사가 손해사정을 확인한 후 보상을 진행한다.
한편, 중고차 구입 시 침수차량 확인 방법으로는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에서 침수 관련 수리나 전손 처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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