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중단이라는 아픈 상처를 딛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저희가 가진 큰 숙제 중의 하나입니다." (양영철 JDC 이사장)
지난 13일 방문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동홍동·예래동 일대의 제주헬스케어타운과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곳곳에는 완공됐거나 짓다 만 상태의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지난 2017년 사업 시행자인 중국 녹지그룹이 공사를 중단하면서 '녹지 2단계 사업'이 멈췄고,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는 일부 토지 소유주들이 강제 수용에 반발해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위치한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은 마치 공포 영화 촬영장을 연상케 했다. 입원 환자들이 있어야 할 병실엔 흰 천으로 둘러싸인 병상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천장에는 전선이 그대로 노출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의료서비스센터 옥상에서 제주헬스케어타운을 내려다보자 공사가 중단된 웰니스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웰니스몰은 예방치료 및 건강관리, 건강증진 목적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휴양 리조트로 지어질 예정이었지만, 현재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중단된 이 두 곳의 사업장을 인수해 '사업 되살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업이 중단된 두 곳은 이르면 연내 사업계획 구체화 및 인허가 절차가 개시될 예정이다. 두 사업이 정상화될 경우 지역 내 일자리 창출, 소득 및 인구 증대, 지역주민 공공서비스 강화 효과 등이 매우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제주헬스케어타운은 JDC가 인수한 사업 부지와 녹지그룹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업 부지의 비율이 각각 절반 정도로 나뉘어 섞여 있는 상황이다. 실질 시설 용지는 약 23만평으로 1조5000억원을 들여 유치했지만 투자 진척 53%를 달성한 2017년에 그대로 머물러있다.
특히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중국 녹지그룹이 운영 예정이었던 의료기관은 국내 기업인 디아나서울이 인수해 올 연말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비영리 의료기관으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당초 녹지국제병원은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의 '외국의료기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지난 2019년 4월 개설 허가가 취소되면서 개원에 차질을 빚었다.
유경흥 JDC 의료사업처장은 "올 하반기 녹지 그룹과 협상을 통해 기존 녹지그룹의 사업장에 대한 인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7년간 중단됐던 제주헬스케어타운이 활성화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헬스케어타운으로부터 차량으로 20여분 떨어져 있는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곳에는 공사가 중단된 147가구의 콘도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예래휴양형주거단지는 현재 기존사업에 대한 인허가 무효 판결로 사업이 중단돼 사업계획 재수립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이에 JDC는 지난해 10월 예래지구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쳤다. 김재일 관광사업처 휴양단지팀장은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사업 재추진 방향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예래지구 사업 기본계획은 내달부터 추진된다. 기본계획에는 개발이익을 JDC 직접 사업에 재투자해 지역 기여 방안을 마련하고 워케이션시설과 문화·예술공간 도입 계획으로 사업 공공성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다.
JDC는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으로 그 과정에서 지역주민,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와 소통과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녹지그룹 사업장 자산양수도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인수를 검토해 JDC 직접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토지 분쟁도 조속히 해결해 연내 70% 이상 집행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