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사 커뮤니티에 등장한 이른바 ‘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전공의 복귀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선다. 다음 주 전공의 처분 조치 발표를 앞두고 전공의들을 향해 복귀 여부 결정을 신속히 내려 달라고도 촉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와 전임의 명단을 공개하는 행위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개개인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하고 집단 행동을 강요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라며 “즉각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앞으로도 불법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복귀 전공의를 향해서는 “9월 하반기 수련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7월부터 수련병원별 전공의 결원을 파악하고, 전공의 모집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그러나 아직 명확히 의사 결정을 해주지 않은 분들이 많다”며 “하루라도 빨리 복귀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려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처분이 임박한 만큼 복귀를 고민하고 있는 전공의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211곳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1일 기준 7.9%(1087명)다. 지난달 3일 1013명보다 74명 늘었다.
조 장관은 “여러분이 복귀하면 정상적으로 수련을 이어가고 전문의 자격 취득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며 “전공의 여러분의 용기와 결단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최근 대학병원들의 잇단 집단휴진에는 유감을 표명했다. 울산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달 4일부터 일주일간, 고려대·충북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각각 오는 12일과 26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들어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아직도 일부 병원들은 휴진 중이거나 휴진을 예정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비대위 차원에서 휴진 방침이 있더라도 대부분 교수님은 환자 생명을 보호하는 의사 본분을 다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소아·태아 고난도 의료행위 보상 강화 추진 현황’을 논의했다. 중대본은 필수의료 보상체계의 공정성 강화 일환으로 태아 사망률을 낮추고 출생 후 생존율을 높이고자 자궁 내 태아에게 시행하는 태아수혈 등 5개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태아치료 업무 난이도와 위험도를 고려해 수가(의료행위 대가) 산정 시 반영하는 상대가치점수는 최대 100% 인상하고, 태아치료 가산은 현행 100%에서 400% 대폭 인상한다. 이미 지난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태아 치료 보상 강화안을 의결했다. 후속 절차를 거쳐 이달부터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자궁 내 태아수혈 등 5개 행위에 대한 보상이 기존보다 3.75배에서 5배까지 대폭 인상된다”며 “개선 내용이 이달 중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급여기준 고시 개정 절차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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