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완주군의회가 즉각 완주군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간 시민단체도 통합 반대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번으로 4번째 시도되는 완주·전주 통합은 앞으로 주민투표까지 심한 갈등과 반목이 불가피하게 됐고,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뒤따라올 책임 공방도 전북 정치권을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관영 지사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완주·전주 통합은 누구의 편을 드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기 때문에 필요하다”며 “완주·전주 통합시를 광역시에 버금가는 강하고 단단한 전북의 중추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완주·전주역사복원위원회 등 통합추진단체는 지난 6월 12일 군민 6152명의 서명이 담긴 통합 촉구 건의서를 완주군에 제출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완주·전주 통합 시 △특례시 지정 △도지사 권한의 과감한 이양 △주민 발굴 상생사업 추진 등을 이행하겠다며, 향후 완주·전주 통합에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특히 김 지사는 완주군민이 우려하는 세금부담, 혐오시설 이전 및 설치, 지자체 부채 부담 등의 3대 사안에 대해 특례조항 신설, 주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완주군의회(의장 유의식)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완주군민을 대변하는 기관인 군의회와 반대의 뜻을 가지고 활동하는 군민을 무시했다”며 “김 지사 본인의 공약으로 인해 통합논의가 재점화 된 것은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게 완주군민의 선택에 달렸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이 군민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유의식 의장은 완주·전주의 통합이 전북발전을 견인 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요구하면서 △전북특별자치도 김관영 지사는 완주군민 앞에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할 것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된 공약을 즉각 철회할 것 △완주⋅전주 통합을 더 이상 자신만을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 것 등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완주군 내 시민단체인 김대중재단 완주군지회의 이돈승 회장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9일 통합반대대책위원회에서 제출한 3만2785명의 반대 서명부에서 보듯, 통합에 대한 군민의 의견은 지난 2013년과 비교할 때 한 치의 변함이 없다”며 “일방적인 도의 완주·전주 통합 시도는 군민의 들불과 같은 반대에 반드시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완주·전주 통합은 지난 1994년과 2009년, 2013년에 이어 4번째 시도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게 됐다.
문제는 주민투표로 통합이 부결된 지난 2013년과 비교했을 때, 통합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시는 완주군수가 통합을 적극 추진했음에도, 주민투표에서는 군민의 55.4%가 통합에 반대했다.
현재는 군의회와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통합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유희태 군수도 통합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내고 있다.
게다가 지난 3번의 통합시도 과정에서 촉발됐던 찬반 주민간 갈등과 반목이 아직도 남아있는 상태에서, 4번째 통합시도는 또다시 완주군을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2026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완주·전주 통합 주민투표가 치러지는 점도 또하나의 변수다.
통합 주민투표가 내년 3~5월경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둔 완주군 내 정치권 인사의 반대운동이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정치적 책임 공방도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김관영 지사는 완주·전주 통합 여부를 정치적 책임의 사안으로 비화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다수의 주민의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한 데에 따른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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