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도 피해를 호소한다. 티메프를 플랫폼 삼아 돼지고기를 판매하던 한 축산법인 관계자는 "6~7월 판매액 9000만원 정도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법인은 도산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B농업법인 관계자는 "5~7월 판매 대금 15억원(티몬 12억원·위메프 3억원)을 받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간다"며 "이커머스 비중 확대로 택배비와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이 늘어난 탓에 (정산이 안 되면) 당장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정부의 이커머스 장려 정책이 티메프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정산 피해를 본 농가와 농업법인 상당수는 지난 5월부터 이커머스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시기에 정부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는 유통 지원 포털 '판판대로' 사업 참여를 적극 독려했다. 판판대로를 통해 티메프와 연결된 것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부와 맞손을 잡은 업체가 미정산 사태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다.
농식품부는 물가 안정 노력 일환으로 지난 1월부터 티메프 등 이커머스와 연계한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커머스를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팔면 차액을 정부가 예산으로 보전해주는 식이다. 판매자로서는 이커머스 진출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는 사태 해결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하지 않는 등 한발 물러서 있는 형국이다. 여행·공연 등 분야 피해 구제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비행기 티켓 판매 논란 해소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각각 TF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농업법인은 다른 중소 소상공인과 비교해 이익률이 낮다. 쌀 판매 법인은 농기자재 이용료 등 비용을 제외한 이익률은 2~3% 정도에 그친다. 농식품부가 TF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농업 관련 업체 특수성이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커지자 농식품부는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30일부터 식품국을 중심으로 내부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피해 상황을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태로 연 매출 중 10%를 잃을 위기에 처한 축산법인 관계자는 "전액을 다 돌려받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도 나오면 좋겠다"며 "사태 파악이 끝나 지원이 시작되는 시점이면 이미 망했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