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지난 한 달간 엔화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약 50조원 규모의 시장 개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와중에 1일 엔 환율은 달러당 150엔 선이 무너졌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9일 사이에 5조5348억엔(약 50조4967억원) 규모의 개입을 단행했다.
이 여파에 엔 환율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61.6엔 수준이었던 것이 157.4엔으로 4엔가량 급락했다. 다음날인 12일에도 158엔대 후반에서 157.3엔대까지 1엔 이상 떨어졌다.
당시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달러를 팔아 엔화를 매수하는 외환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측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당국자들은 "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확인을 거부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와 BOJ는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9조7885억엔(약 89조3054억원) 규모의 외환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고 다시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졌다.
한편 BOJ가 기준금리 인상과 국채 매입액 감축 등 통화 정책 변경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0.08엔까지 떨어지며 전일보다 4엔 넘게 하락했다. 닛케이는 BOJ의 발표로 인해 미·일 금리차 축소를 기대한 엔 매수, 달러 매도 흐름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엔화 강세 요인으로 풀이된다.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임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며 물가의 기조적 상승과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제·물가 지표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이르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150엔 대가 무너졌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현재 148~149엔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값이 148엔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4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NHK는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한 후 엔 매수 움직임이 급격히 강해졌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는 견해도 겹치면서 엔화가 매수되기 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초순 이례적으로 161엔대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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