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임현택 전 회장 탄핵으로 촉발된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내부 잡음이 일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전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하냐"며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농단을 해결하면 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임 전 회장은 "본인이 누누이 얘기해왔던 '2025년 의대정원 원점 재검토'까지 분명히 달성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정해왔던 자들이 무슨 일들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한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고 '폭로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10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임 전 회장의 탄핵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했다.
당시 탄핵안 가결에는 박 위원장 등 전공의들의 영향이 컸다. 박 위원장은 자신을 포함한 전공의 90명의 이름으로 의협 대의원들에게 탄핵을 공식 요청했었다.
박 위원장은 의협 회장 탄핵에 이어 비대위원장 선거를 앞두고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는데, 이를 두고도 의료계 내부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한의학회 부회장인 박 교수는 4명의 비대위원장 후보자 중 한 명이다.
박 위원장과 전공의 대표들이 비대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박 교수를 지지한다는 소식이 확산하자 의협 대의원회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의협 대의원회 의장단은 박 위원장에게 경고문을 발송하고 "귀하가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특정 후보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며, 차후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경고문은 박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박 교수를 제외한 다른 비대위원장 후보들의 항의와 징계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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