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29일(이하 현지시간) 향년 100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그의 부고 기사를 미리 작성한 많은 기자들이 먼저 사망하거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카터 전 대통령이 100세까지 장수하며 '역대 최장수 미국 대통령'이 된 가운데 그와 연배가 비슷한 기자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일을 그만둔 데 따른 것이다.
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의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의 바이라인(작성 기자 명단)에 이름이 포함된 로이 리드 기자는 2017년 세상을 떠났고, WP의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를 작성한 에드워드 왈시 전 백악관 출입 기자 역시 2014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영국 가디언지의 카터 전 대통령 부고 기사를 쓴 해롤드 잭슨 전 워싱턴 특파원은 2021년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부 기자들은 나이가 들어 언론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약 35년 전에 카터 전 대통령의 부고 기사 초안을 작성해 둔 미국 매체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의 래리 아이첼 기자(75)는 2008년 회사를 떠난 가운데 현재는 필라델피아의 도시 연구 그룹 '퓨 채리터블 트러스트'에서 선임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현재는 그의 딸인 몰리 아이첼이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의 부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아이첼 부편집장은 "전 대통령들은 항상 예비 부고 기사 리스트의 1순위에 있다"며 "이들은 중요한 사람들이고, 주요 역사적 인물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을 위해 적절한 기사를 준비하려면 (사망) 시점에서는 할 수 없다"며 부고 기사를 미리 준비해둔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오는 9일 오전 10시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 대성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될 예정이다. 생전에 카터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지난 달 31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새해맞이 파티에서 그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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