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기준 한국은 전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9.6%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해 6위에 올랐다. 지난 2023년 8위를 기록한 데에서 2계단 올라선 것이다.
수출액과 수입액을 합친 전체 교역량을 봐도 중국·미국·독일·네덜란드·일본·프랑스에 이은 세계 7위다. 2023년에는 9위였다. 산업부 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월별 기준 최대 수출을 연이어 달성한 만큼 WTO 집계에 4분기 실적을 포함해도 6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순위 유지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 온 '관세 무기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자정(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1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단 미국 내 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에 대해서는 10% 관세만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달 수출이 16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고 무역수지도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정부의 올해 수출 목표치 7000억 달러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홍콩·이탈리아 등 턱밑까지 쫓아온 경쟁국들의 선전 여부에 따라 세계 10대 교역국 수성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은 달러 강세 요인이라 1400원대 고환율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원화 절하 폭이 커지면 달러 환산 1인당 국민총소득(GNI)과 1인당 국민총생산(GDP)에 악영향을 미친다.
원화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다른 나라 통화보다 강달러에 따른 평가 절하 폭이 크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되는 비상계엄 후폭풍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원화는 러시아 루블화 다음으로 크게 하락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보였다.
고환율 여파로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일본과 대만에 재역전을 허용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DP는 3만6024달러로 일본과 대만을 앞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과 대만의 1인당 GDP를 각각 3만2859달러, 3만3234달러로 분석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조사' 결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평균치는 1.6%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83%는 "미국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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