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산업의 디지털 전환 규모는 2023년 약 141억7000만 달러(약 20조원)에서 2032년 약 632억 9000만 달러(약 9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평균 18.1%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은 ‘첨단제조(54.6%)’다. 첨단제조 기술별로는 사물인터넷(IoT) 영향력이 44.7%로 가장 컸다. 글로벌 영향력 1위 지역은 북미(33.6%)다.
의약품 제조 첨단 기술의 대표 사례가 CM이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에서 발표한 ‘인정받는 신흥 기술’ 중 하나다. 전통적 배치 생산 방식과 달리, 중단없는 생산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글로벌 제약사의 CM 도입 사례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국제제약공학회(ISP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까지 15개 의약품의 CM이 승인됐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 중 60%가 CM으로 제조됐다.
CM 생산 의약품 중 처음 FDA 승인을 받은 건 버텍스사의 ‘오캄비(2015년)’다. 이 회사는 이어 2018년 ‘심데코’, 2019년 ‘트리카프타’까지 같은 방식으로 허가받았다. 버텍스의 CM은 원료투입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일련의 공정으로 설계된 시스템이다. 혼합, 과립, 건조, 타정, 코팅 등의 단위 공정을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이 공정은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용할 수 있고, 정제 생산은 90분 만에 완료된다.
얀센의 ‘프레지스타’는 기존 배치 방식 생산 의약품을 CM으로 전환한 사례다. 다양한 공정을 단일 생산 라인으로 통합해 공정 기간(13일→1.1일)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공정분석기술(PAT) 기반으로 정제 함량 균일성을 평가해 폐기물 발생량도 33% 줄였다. 반제품시험과 출하시험 시간도 30일에서 5일까지 단축시켰다.
화이자의 ‘다우리스모’는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CM이 도입·승인받은 사례다. 화이자는 연속 혼합 기술과 PCMM(휴대용, 연속형, 미니어처, 모듈식) 설비 기반의 CM을 도입했다. 규제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규제요건을 충족하는 제조공정을 설계했다.
국내서 가장 먼저 CM을 도입한 건 LG화학이다. 재작년 충북 오송에 CM 설비를 갖춘 임상용 의약품 전용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원료공급부터 타정까지 전 제조공정이 통합 관리되는 시스템과 전수 함량검사가 가능한 초고속 근적외선 분광분석 장비 등을 갖췄다. LG화학은 앞선 2022년 가소제 연속제조 기술을 개발해 생산성을 1.5배 이상 높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