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규제 완화 신호 등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오던 알리바바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반락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주가는 10.2% 급락한 129.0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20년 10월 이후 일간 기준 최대폭 하락이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도 이날 5.2%나 하락했다. 빌리빌리와 킹소프트클라우드가 10% 이상 하락했고, 바이두는 4% 내렸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알리바바 경쟁자인 핀둬둬(PDD)와 징둥(JD)도 각각 8%, 7% 넘게 밀렸다.
트럼프는 미국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등 모든 필요한 법적 도구를 이용해 중국 관련 개인과 기업이 미국 기술·핵심 기반 시설·의료·농업·에너지·원자재나 기타 전략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고, 중국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생명공학·극초음속·항공우주·첨단 제조·지향성 에너지 등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을 신설하거나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후 24일 알리바바가 향후 3년동안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 3800억위안(약 75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트럼프의 미중 투자 규제에 대한 우려를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발언 전까지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은 각종 호재가 잇따르면서 올해 들어서만 70% 넘게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알리바바 주가 상승 랠리의 시작은 딥시크 열풍이었다. 이달 초에는 애플이 중국 내 아이폰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알리바바와 협력할 것이라는 추가 재료도 투입됐다.
특히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이후 6년여 만에 주재한 민영기업 좌담회에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초청되면서 알리바바 주가는 추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한 마디에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내달 5일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술주의 향방은 다시 시진핑 손에 쥐어졌다는 분석이다. 월가 대형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ISI의 네오 왕 애널리스트는 메모에서 “중국 주식 성과에 대해 누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두고 트럼프와 중국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회를 언급하며 “이제 중국 차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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