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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트럼프' 헝가리 총리, 우크라 EU 가입 반대…"외교적 고립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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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
입력 2025-03-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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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유럽 주요 곡물 수출국…농민들에게 치명적 타격 줄 것"

  • 헝가리, 러시아와 오랜 유대 관계…우크라, EU 가입 협상 8개월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사진연합뉴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동의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르반 총리가 트럼프와 손을 잡고 우크라이나의 외교적 고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영자 신문 '키이우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헝가리 공영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헝가리의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직후 EU 회원국 지위를 신청해 후보국을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한 공식 협상은 2024년 6월 시작돼 8개월째 진행 중이다. 

EU는 새로운 회원국을 승인할 때 기존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한 만장일치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과거 튀르키예가 이 제도를 이용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지연시킨 사례처럼, 헝가리 역시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주요 곡물 수출국인 점을 근거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헝가리 농업 부문과 농민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따라 헝가리 경제 전체가 붕괴하면 전국적으로 범죄가 난무하며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가리는 EU와 나토 회원국임에도 러시아와의 오랜 유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앞서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 군사 지원에 반대하며 무기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또, EU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미 대선 당시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식 담화를 나눈 몇 안 되는 세계 정상 중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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