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집권당이 한마음으로 위기 극복해야"…與 지지층 결집 당부

국민의힘 지도부, MB 이어 朴 예방 행보

"尹 수감 마음 무거워…여당 단합 기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5.3.3 [국민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권 대통합을 주문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당 지도부는 전직 대통령과 잇따라 회동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께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약 한 시간가량 환담했다. 이날 회동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다수 지도부 인사가 동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도부를 향해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 달라"며 "집권당이 한마음으로 뭉쳐서 이 어려운 위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적으로 악조건에 처한 현 상황에 대해선 "국가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경제,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끝까지 책임져 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것을 거론한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유경험자'로서 윤 대통령의 안부를 걱정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를 방문하는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참 무거웠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여당이 단합해 줬으면 좋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도부 인사들은 "건강과 평정심을 잘 유지하면서 지금의 사태에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집권 여당의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 개인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여러 잠룡이 일찌감치 출마를 시사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돌이켜보건대 개인의 소신이야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의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개인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당 분열을 우려했다.

한편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 원내대표는 약 8년 만에 박 전 대통령과 만나 이목을 끌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을 아프게 해드려서 너무 죄송스럽다"고 사과했고,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 달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여당 지도부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박 전 대통령 등 전직 보수 대통령을 만나면서 '원 보이스'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여권 내부에서도 탄핵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나뉘는 만큼 통합적 측면에서의 행보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