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데이터센터 임대료 급락...국내 AIDC 사업도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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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5-04-0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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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이멍구의 데이터 센터 사진연합뉴스
중국 네이멍구의 데이터 센터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데이터센터(DC)를 기반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했던 인공지능(AI) 업계의 트렌드가 외부 LLM을 활용한 경량화 모델 개발로 전환되면서 AI 데이터센터(AIDC)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DC 임대료가 지난해 대비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며, 북미·유럽 등에서도 DC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H100 그래픽카드(GPU) 8개가 장착된 중국 내 DC 서버의 월 임대료는 약 7만5000위안(약 15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월 18만 위안(약 3600만원)에 육박했던 임대료는 최근 공실률 증가와 함께 6개월 만에 약 58.3%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동수서산(東數西算)’ 정책에 따라 대규모 DC 투자가 이뤄진 네이멍구, 간쑤, 구이저우 등 서부 지역의 공실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수서산은 ‘동부의 데이터를 서부에서 처리한다’는 의미로, 중국의 DC 인프라 확보 전략을 말한다.

아이러니하게 데이터센터 공실률을 높인 원인은 딥시크였다. 오픈소스 AI 모델이 등장하며 자체 LLM 개발 대신 기존 모델을 활용하는 쪽으로 선회한 기업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결국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감하며 임대료가 하락했다. 전력 및 유지보수 비용을 고려하면 역마진이 과도해 DC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 내 DC 공급과잉에 따른 임대료 하락 추세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수요가 많은 동부 연안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동부 연안의 DC 임대료는 서부보다 평균 92%가량 높은데, 올해 들어 AIDC 수요 둔화와 함께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러한 DC 공급과잉 현상은 중국과 인접한 한국의 DC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IDC 확장에 본격 투자해온 이동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AIDC 투자액은 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AIDC 수요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의 임대 계약 덕분에 임대료 급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DC 시장 이탈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의 급등은 국내 DC 임대료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중국 DC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분기 킬로와트시(㎾h)당 105.5원에서 2023년 4분기 185.5원으로, 2년 새 75.8% 상승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안정성 등의 이유로 중국 DC를 활용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단기적인 임대료 방어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기요금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국내 DC 임대료가 계속 오를 경우, 중장기적으로 중국발 DC 임대료 하락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DC 임대료 급락은 북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AIDC 투자를 가장 활발히 진행해온 MS는 최근 DC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35조원)를 투입해 20개의 DC를 건설한다는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북미 시장에서도 AIDC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동수서산 정책이 DC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던 사례처럼, 미국 내 DC 기업인 코어위브 등도 기업가치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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