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량의 80%를 수출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이 노조의 '몽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자동차 소형 SUV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GGM은 출범 당시 '무노조·무파업' 원칙의 국내 첫 노사 상생 일자리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부활을 기치로 내걸고 관세 철퇴를 휘두르면서 국내 양질의 일자리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노조가 임금 협상을 무기로 위험한 베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GM 노사는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놓고 3개월째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산하 GGM 노조는 지난 1월 2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부분파업부터 2월 전면파업(148명·65%)까지 7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 △조합 활동 보장 △복지 개선 △고용 보장 등을 주장하는데, 사측은 '노사상생발전협정서(이하 협정서)' 범위를 벗어나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GGM은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노사 상생을 전제로 광주시와 현대차, 금융권, 광주 지역 자동차부품사들이 약 6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설립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대신 광주시가 주거·복지·보육시설 등 복리 후생을 지원한다.
출범 당시 노·사·민·정(勞使民政)은 '누적 35만대 생산까지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협정에 합의했다. 협정이 파기되면 GGM 설립 근거가 훼손된다. 누적 35만대 생산은 공장의 지속 가능성이 담보되는 최소 기준이다. 대신 사측은 매년 물가 상승률(지난해 기준 3.6%) 수준의 임금 인상을 약속했고, 광주시는 연간 4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GGM 기술직 평균 연봉은 4300만원(광주시 보조금 포함 시 4700만원)으로, 2021년(3100만원) 대비 39% 상승했다.
GGM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10만대지만 노조 파업 등으로 지난해 경우 생산량이 5만3029대에 그쳤다. 내수 물량 4만2388대, 수출 물량 1만641대다. 올해는 전체 생산량(5만6800대)의 75.5%인 4만2900대를 수출에 우선 배정했다. 윤몽현 GGM 대표는 "10만대 생산능력의 공장을 지어 놓고 불확실성으로 50%만 가동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치명적"이라며 "수출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내수는 출고 적체가 쌓이면서 현재 국내 캐스퍼 주문 고객은 대기 시간이 9개월 이상으로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