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SK그룹이 창립 72주년을 맞아 창업 정신을 되새기며 글로벌 복합 위기 대응에 진력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최태원 회장은 관세 전쟁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범람 등 세 가지 위협을 '삼각 파도'에 비유하며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개척 정신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창립 기념일 전날인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선혜원에서 창업 회장을 기리는 추모 행사를 열었다.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선혜원은 고(故) 최종건 창업 회장이 1968년 매입해 생전에 거주한 곳이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는 미국발 관세 전쟁과 고물가, AI 확산이라는 세 방향의 위협이 동시에 밀려드는 삼각 파도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창업 정신이 위기를 돌파하는 나침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별 경영 전략 재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유와 배터리, 소재 등 수출 중심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은 관세·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응하는 한편 유가 변동성과 원자재 가격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SK텔레콤은 자체 초거대 AI 모델인 에이닷(A.) 고도화에 나서는 한편 AI 두뇌 역할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SSD(eSSD) 투자 확대 등 빅테크발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비한다.
SK그룹은 1953년 최종건 창업회장이 수원에서 설립한 선경직물을 모태로 한다. 한국전쟁 직후 안정적인 직물 공급으로 산업 기반을 마련했고 1962년에는 국내 최초로 직물을 해외(홍콩)에 수출하며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이후 아세테이트와 폴리에스테르 공장 설립, 워커힐 호텔 인수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 1973년 창업주 별세 후 경영권은 동생인 고(故) 최종현 회장에게 승계됐다. 19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를 인수해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고 1993년에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하며 정보통신 산업에 진출했다. 1998년에는 그룹명을 선경에서 'SK'로 바꾸고 글로벌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현재 SK는 AI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각 계열사는 독립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 재편(리밸런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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