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사재출연 'D-1'…구체적 계획은 '묵묵부답'

  • 최소 1.6조원 이상 사재출연 해야

  • 정치권·금융당국 "압박수위 높일 것"

  • 김병주 회장 책임경영 자세 필요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MBK파트너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변제안 제출 기한이 하루 남았다. 그럼에도 MBK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변제 계획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1조6000억원 이상의 사재 출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협력업체 납품대금, 전단채 피해 보상 등을 포함한 최소 금액이다. 최근에는 홈플러스가 리츠·펀드 운용사에 세일즈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빌려 쓰는 점포 임대료도 30~50% 삭감해달라고 하는 등 리스크가 금융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앞서 국회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변제안을 10일까지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현재까지 지난달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카드 물품대금 기초자산 단기전자유동화증권(ABSTB) 잔액 4618억원 전액 변제 약속뿐이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는 변제 범위, 규모, 시기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정무위 야당 의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건부 변제’ 형식으로 퇴색해 가고 있다”며 “여전히 책임 회피와 시간 끌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전방위적인 검사·조사·회계심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도 날선 입장을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MBK가 약속한) ABSTB 단기 투자자들에게 4000억원을 보장한다는 건 거짓말 같다”며 “MBK를 믿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BSTB의 원금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4000억원대 원금을 빠른 시일 내에 보장할 유동성이 있었으면 회생신청을 안 했을 것”이라며 “(MBK가) 손실은 사회화시키고 이익은 사유화시키는 방식들에 대해 당국도 똑같이 불신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사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회장의 경우 자산이 MBK 활동을 통해 급증한 만큼 책임경영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김 회장의 자산은 98억 달러(약 14조4000억원)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80억 달러, 약 11조8000억원)보다 많다. 앞서 2015년 김 회장의 자산이 8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18배 급증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병주 회장, 김광일 부회장 등을 포함한 MBK 구성원들도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원의 이익을 나눠 가졌을 것”이라며 “홈플러스 경영에 실패하자 MBK 측은 납품업체, 개인투자자, 금융기관에 손실을 분담시키는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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