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오는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15일 국민의힘 경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가운데, 차출설이 유력하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결국 불참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대행 출마 관련 갈등을 멈추고 일단 경선에 집중하는 모양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무소속 출마설’, ‘빅텐트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이 오후 5시에 마감됐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8룡 대전’으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 양향자 전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경선에 나선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에 등록한 예비 후보 등록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쳐 오는 △16일 정식 후보 명단 발표 △18~20일 조별 후보자 토론회 △22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발표 △29일 2차 컷오프 결과 공개 순으로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조기 대선 후보자와 일정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냄에 따라, 그동안 한 대행 차출설로 심화했던 당 내홍은 잠시 수그러들며 다가오는 경선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 영입 차출설로 당 내부 갈등이 날로 격화되자,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출마설 언급은 국민의힘 경선 흥행은 물론 대행으로서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 대행은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의 이날 조치와 다르게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50여 명 안팎의 의원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국민의힘이 당 경선 일정에 따라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난 뒤,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진영 단일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는 한 대행을 지지하는 50여 명의 의원이 지난 13일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이 사실이 사전에 알려져 당 지도부의 회유로 취소됐다는 점에서 무게를 더한다.
특히, 이 기자회견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 대행께서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마시기를 바란다”며 “국민은 한 권한대행이 국격을 대표하고 국민의 자존감을 높여줄 분으로 믿고 있다. 이미 우리 당의 정말 많은 의원께서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고 밝혀, 이번 경선 이후에 한 대행의 출마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힘 분위기에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서울 홍대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현재 대구와 포항 등을 누비고 있는 개혁신당 이준석 예비후보까지 더하는 ‘연대설’도 나오는 상태다.
아울러 가능성은 작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 경선에 불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등 반명·비명계 인사 일부가 참여하는 ‘빅텐트’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한 대행 차출설 분위기와 다르게,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몇몇 후보자들은 불편한 심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5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론은 어처구니없는 말이다”며 “(한 권한대행 출마설은) 추진이 안 될 거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면 나중에 정치적 판단에 큰 문제가 제기될 거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한동훈 전 대표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이 어떤 특정한 분을 모셔와야 한다 이렇게 운동을 하고 있냐”고 반문하며, “몇몇 의원이 (한 대행 차출론으로) 바람 잡고 있다. 거칠게 비유하면 테마주 주가 조작 같은 것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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