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 마지막 주말인 27일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등 이른바 '빅(Big) 4' 후보들이 지역 일정을 소화하며 막판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전날까지 TV토론회에서 날 선 공방을 맞받았던 후보들은 상호 공격을 자제한 채 '반(反)이재명' 기조를 앞세워 더불어민주당에 총공세를 가했다. 경선 레이스가 종반으로 접어든 상황에서도 '네거티브'에 갇힌 형국이 지속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낡은 전략"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왔다.
2차 경선 투표 첫날인 이날 4명의 국민의힘 후보는 각 지역을 찾아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인천을 방문한 김 후보는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유정복 인천시장과 회동한 뒤 인천 성바오로성당 미사에 참여했다.
한 후보도 인천시당 시·구의원, 당원들이 참여한 간담회를 마치고, 인천시청에서 유 시장과 만났다. 이후에는 서울 지역 광역 기초 간담회, 경기도의원 간담회를 차례로 진행했다.
공개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던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청년들과 간담회 형식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안 후보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향인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고 동문의 날 행사에 참석한 안 후보는 이후 부전시장, 광안리 등을 찾아 시민들과 접점을 늘렸다.
각 후보가 향한 지역은 달랐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비판 전략은 동일했다.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주자 간 신경전을 뒤로 하고, 당심(黨心) 결집을 통해 본선 승리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당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지난해 총선 때와 달라진 게 없이 '이재명 때리기'에만 몰두하는데, 어떻게 중도층을 포섭하겠느냐"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김 후보는 선거사무소에서 "저는 경선에서 반드시 1위를 차지해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숭고한 사명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당 후보로 결정되면 이재명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손을 잡고 힘을 모아 6월 3일 대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도록 할 것"이라며 이른바 '빅텐트'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은 나라를 둘로 갈라놓고, 무상 복지를 빙자해 나라 곳간을 거덜 낼 것"이라며 "친중·친북으로 외교·안보를 붕괴시킬 것이고, 포퓰리즘에 사로잡힌 대한민국은 남미의 몰락한 나라들처럼 추락할 것"이라고 맹공했다.
한 후보는 인천시당 당원 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쏟아부을 힘을 비축할 수 있도록 이번에 과반의 지지를 달라. 아낀 힘을 다 쏟아부어 박살 내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29일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즉시 당내 단일 후보로 확정되는 만큼 압도적인 지지를 당부한 것이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최종 대선 후보가 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단일화 토론 두 번 하고 '원샷' 국민 경선을 하겠다"며 "그게 이재명 후보를 잡을 수 있는 길이라면 흔쾌히 하겠다. 내가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못되더라도 이재명만 잡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 길을 택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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