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던 김상욱 의원이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당장 거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회동을 예고하면서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의원은 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 선배, 동료, 의원님들과 당원 지지자분들께 송구함을 올리며,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면서 "앞으로 극우 보수와 수구 보수가 아닌 참 민주 보수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정통 보수 정당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기를 간절히 바라 왔고, 그 충정으로 외롭고 힘들지만 충언을 계속했다"며 "그러나 이제 가능성이 사라진 극단적 상황에 놓인 국민의힘을 아픈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보수층을 향해 "2025년 오늘의 보수 가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공정, 합리, 개방, 포용, 자유를 기준 삼아 정치 판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또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다름에서 배움을 얻으려는 포용과 품위 있게 원칙을 지키는 보수가 돼 달라"며 "진영을 넘어 옳고 그름으로 진정 나라를 위하는 보수의 품격을 보여 달라"고도 당부했다.
김 의원은 향후 행보에 대해 숙고한 후 의견을 밝히겠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이재명·이준석 후보 등 대선 후보들과 만나 현안 해결과 나라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은 축소 사회, 기업의 경쟁력 약화, AI(인공지능)와 로보틱스 혁명, 대외 환경의 급변, 의료·노동·연금 등 개혁 과제, 혁신 소멸 등 각종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들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현안들을 해결해 내는 능력과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이후 국민의힘에 △윤 전 대통령 즉시 제명 △12·3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추후 야합 없음에 대한 약속 △12·3 사태로 촉발된 민생 어려움 해결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합의 등을 요구했다.
앞서 김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고, 이후 당 지도부와 탄핵 반대 의원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탈당 요구를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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