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대응법] 조선·전력산업 협상력 극대화… 에너지·쇠고기 수입 확대 불가피

  • 미·중·영 통상 움직임 속 '7월 패키지' 시동

  • 조선업·전력 인프라, 한국의 협상 '빅카드' 부상

  • 전선·변압기 수출 호황… 북미 시장 공략 본격화

  • 보잉 항공기 대규모 도입, 선제적 양보 카드 활용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중공업]

중국과 영국 등이 미국과 진행한 관세 협상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진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협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조언이 힘을 얻는다. 조선과 전력 인프라 관련 산업이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중 무역 협상 결과 미국의 대중 관세율이 145%에서 30%로 급락했다. 영국도 대미 협상에서 자동차·철강 등 분야 관세를 낮췄다. 

한국 정부도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7월 8일) 전에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7월 패키지' 구상을 제시한 상태다. 다음 달 3일 조기 대선 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미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핵심 협상 카드로는 조선업과 전력 인프라 산업이 꼽힌다. 우리나라의 선박 건조와 보수·수리·정비(MRO) 기술력, 변압기·전선 등 제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미국이 갖지 못한 무기다.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 중인 미국은 한국과 조선업 협력이 절실하다. 국내 조선사들은 연간 최소 3척 이상 미 해군 이지스급 구축함 건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전선과 변압기 분야도 협상 카드로 활용할 만하다. 지난해 전력 산업 수출액은 80억 달러를 돌파하며 황금기를 맞았고 올해는 1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호황은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 한국 기업의 우수한 제조 경쟁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HD현대일렉트릭과 LS전선 등 주요 기업들은 미국 공장 설립으로 현지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중 갈등 격화로 중국산 제품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라 국내 기업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우리가 내줘야 할 것도 적지 않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쇠고기를 필두로 한 농축산물은 미국산 수입 확대가 불가피하다. 중국과 영국도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수입을 늘리는 조건으로 관세 등 분야에서 양보를 이끌어냈다. 미국은 에너지 수급 다변화와 청정에너지 전환을 명분으로 우리나라에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요구 중이다. 미국 농가 수익 제고를 위해 쇠고기 수입도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보잉777-9와 787-10 항공기 40대를 도입하는 249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선제적 양보로 미국 내 사업 기회 창출에 나선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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