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6·3 대선을 앞두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전문은행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오히려 영세 소상공인과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을 높여 유력 후보의 공약과 대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9일 각 당의 대선 후보자 정책 공약집 등에 따르면 이·김 후보는 모두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을 공통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취약계층에 대한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을, 김 후보는 서민·소상공인 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550만 자영업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자영업자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3사는 오히려 저신용자 최소 대출 한도를 높이거나, 전용 상품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는 전날부터 소상공인 전용 상품인 이지원보증대출의 최소 대출 금액을 1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로 인해 3000만원 이하의 소액 자금이 필요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상품 이용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지원보증대출은 신용보증기금 보증부대출 상품으로 신용보증기금의 정책 변경으로 인해 최소 금액이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일부터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를 위한 상품인 '중신용플러스대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한도가 최대 1억원인 중신용대출과 최대 5000만원인 중신용플러스대출을 합쳐 통합 운영하기 위한 취지다. 2021년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중신용플러스대출은 기존에 대출이 거절된 저신용자를 포용하기 위해 나왔다. 한도를 낮추고 금리는 올려 기존에 거절된 대출 수요도 흡수하기 위한 상품이다.
이에 오히려 인터넷은행에서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 차주는 외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건전성 악화를 예방하면서 수익도 창출해야 하는 인터넷은행에서 중금리대출 기준을 일부 조정해 우량 차주 확보, 수요 조절 등의 전략을 취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차주 유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건전성을 위해 대출 기준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목표 비율을 채우기 위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 압박은 더 거세지는 상황"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량을 맞추는 데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 오히려 대출 취급 기준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기준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 올해부터 기존 인터넷은행에 평균 잔액 기준 30% 이상 목표치에 더해 '신규 취급액 기준'이 새롭게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는 33.7%, 토스뱅크는 30.4%로 기준을 충족했지만, 케이뱅크는 26.3%에 그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