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매체들은 3일 치러지는 한국 21대 대통령선거에 주목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실용외교 노선으로 향후 한국의 대중 정책을 비롯한 외교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도 기대했다.
최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평론가들은 보수 진영이 통합에 실패하거나 야당의 제3후보가 결정적인 견제 효과를 내지 못하면 이재명 후보가 순조롭게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이 후보의 온건한 입장과 정책 명확성이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재명 후보를 향한 높은 지지율은 한국 대중들 사이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언을 심판한다는 광범위한 욕구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잔더빈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상관신문을 통해 “한국 대선의 관전포인트는 이재명 후보의 당선 여부가 아닌, 그가 얼마나 많은 득표율로 당선되느냐는 것”이라며 "50%, 심지어 55% 넘는 득표율을 얻는다면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홍성신문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선거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며 이재명 후보가 맞닥뜨린 사법적 리스크는 그의 머리 위에 놓인 '다모클레스의 검(劍)'과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대선 결과가 한국의 외교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실용외교'를 강조한 이재명 후보는 중국·미국·일본·러시아 등 각국 간 관계의 균형 발전을 강조하는 외교 다변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그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데 주목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 후 한국은 미국과 가깝게 지내고 일본과 관계 개선을 추진한 반면, 중국과는 소원해졌다”며 “하지만 이번 대선이 한·중 관계에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재명 후보는 온건한 대중정책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또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갈등은 한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말해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갈등 가능성도 예고했다”고 짚었다.
한국의 새 지도자 앞에 무역전쟁, 사회통합과 같은 힘겨운 과제가 놓여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SCMP는 “이번 대선은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이후 가장 혼란하고 논쟁적인 시기 중 하나를 마무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약한 경제성장, 치솟는 생활비, 복잡한 안보 환경 속 한국에는 과감하고 효과적인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새 지도자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협상, 분열된 한국 사회 통합이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라며 특히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정치적 양극화와 허위 정보 확산은 더욱 심화됐고, 이러한 추세를 되돌리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 대선을 앞두고 중국인 투표 참여 의혹 등 한국 내에서 반중 감정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컸다. 연합조보는 "윤 전 대통령은 중국 간첩 활동을 내세워 계엄령 선포를 정당화하려 했다"며 "한국의 우익 세력은 이를 기회로 중국을 둘러싼 다양한 음모론을 퍼뜨려 반중 감정을 더욱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이에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달 30일 웹사이트에 올린 한국 대선 및 단오절 연휴 안전 수칙 안내를 통해 한국 체류 자국민에게 "대한민국의 현지 상황과 안보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기 방어 의식을 강화하라"며 "투표 및 정치 집회와 거리를 두고 정치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거나 전달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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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버에 올라온 이재명을 뽑은 투표용지들을 보낸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