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는 LA에서 닷새째 이어졌으나,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은 전날보다 줄어든 모습이다. 반면 시위가 뉴욕, 시카고, 포틀랜드, 댈러스 등 최소 15개 주 대도시로 확산되면서 긴장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LA경찰국(LAPD)은 전날 다운타운 공연장과 호텔 등이 밀집한 'LA 라이브' 일대와 연방 구금센터 및 시청이 위치한 '시빅센터' 구역에서 시위와 행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낮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시청 앞에 집결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규탄했고, 연방 구금센터 앞에서도 수백 명이 구금 중인 이민자들의 석방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운타운 일대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선포하고, 공공청사 접근 차단에 주력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연방 구금센터 일대의 교통이 통제됐다고 알리면서 "현재는 소규모의 평화로운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저녁 총 96명을 시위 해산 명령 불응 혐의로 체포했으며, 이 중 1명은 치명적인 무기를 소지한 혐의, 2명은 각각 체포 불응과 기물 파손 혐의로 추가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위 와중에 발생한 상점 약탈과 관련해 14명을 추가로 체포했으며, 이들이 시위대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체포 인원은 늘었지만 대부분이 평화적 해산 지시를 거부한 경우였고, 폭력이나 기물 파손 관련 체포는 이전보다 줄었다. 실제로 시위 초반이었던 8일에는 차량 방화 장면이 여럿 포착됐으나 이후에는 이런 장면이 추가로 보도되지 않았다.
전날 LA에 도착한 미 해병대 병력은 아직 시위 현장에 직접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해병대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LA의 치안 안정을 명목으로 해병대 700명과 주방위군 2000명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LA에 배치된 병력은 지난 주말 투입된 주방위군 2000명을 포함, 총 5000명에 근접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주요 시설 보호와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며 시위대와의 직접 충돌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LA에서 촉발된 이민 단속 반대 시위는 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AP, NBC 방송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가 벌어진 도시는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 △샌타애나 △포틀랜드 △시애틀 △라스베이거스 △댈러스 △오스틴 △샌안토니오 △시카고 △루이빌 △애틀랜타 △멤피스 △디트로이트 △오클라호마시티 △뉴욕 등 15개 이상에 달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수천 명이 집회에 참여했으며, 경찰은 "대체로 평화적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소규모 그룹이 기물 파손 등 불법 행위를 저질러 체포됐다고 전했다.
뉴욕에서는 미드타운 맨해튼의 트럼프타워 주변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최소 9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텍사스 오스틴 주의회 청사 앞에서도 수백 명이 시위에 나섰으며,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엑스를 통해 "1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오는 1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리는 가운데 '트럼프는 왕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내건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노 킹스’ 웹사이트에는 "그들은 우리의 법원을 무시하고, 미국인들을 추방했으며, 사람들을 거리에서 내쫓고 우리의 시민권을 공격했다. 부패가 너무 멀리 나갔다. 왕좌, 왕관, 왕은 없다. 6월 14일에 우리는 일어나 싸운다"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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