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이란, 평화 선택 않는다면 추가 타격"…중동 정세 중대 고비

  • 이란, 핵활동 중단 거부·이스라엘 보복으로 긴장 최고조

  • 호르무즈 봉쇄·친이란 세력 동원·NPT 탈퇴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발표 직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발표 직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21일(이란 시간 22일)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전격 공습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평화를 택하지 않으면 추가 타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은 핵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곧바로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을 재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따라서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을 넘어 중동 정세 전반이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군은 이란 정권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주요 핵시설 3곳에 대해 대규모 정밀 타격을 실시했다”며 “우리 목표는 이란 핵농축 역량의 파괴와 세계 제1의 테러 지원국이 야기하는 핵 위협을 멈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의 불량배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더욱 엄청나고 더욱 용이해진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미국과 이란이 진행 중이던 핵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한 것이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향후 2주 내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전격 단행된 조치로, 미국 CBS방송은 미국이 외교 채널을 통해 핵시설 공격이 미국 계획의 전부이며 이란의 정권 교체 계획은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이란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오늘 아침 (미군의 공습) 사건은 충격적"이라며 "지속적인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적 대응도 즉각 이뤄졌다. 이스라엘군(IDF)에 따르면 이날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수십 기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이스라엘 전역에서 최소한 16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공습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이제 평화를 선택하지 않으면 추가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언이 오히려 이란의 보복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짚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중동 내 미군기지 및 동맹국을 공격하고, 친이란 민병대를 동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중동 담당 객원 연구원은 "트럼프는 이번 공격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끝내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란의 대응에 따라 군사 작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이번 공격이 이란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미군의 개입 확대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의 전쟁 개입을 원치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공습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맡았던 스티브 배넌은 이날 그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미국의)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일(전쟁)에 연루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자체 역량만으로는 이란 핵시설을 파괴할 수 없고 미국의 벙커버스터를 동원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빌려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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