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했는데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내용과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국제 정세가 유동적인 점을 감안해 비공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대해 "대남·대외 메시지가 없음은 물론이고 논의했던 내용 중 정치·경제·문화·과학·교육·국방 등 각 분야의 상반기 사업 전형을 보고했다고 소개하면서 외교 분야가 전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3일간 회의를 했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을 리는 없다고 본다"며 "이 내용은 물론이고 분야조차 언급하지 않은 것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이 미확정인 상태,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국제 정세가 유동적인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추후 10월 10일에 있을 당 창건일 80주년 계기와 제9차 당대회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원회의에서 하신 김정은 동지의 강령적인 연설과 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서들은 당내본으로 출판돼 각급 당 조직들에게 배포되게 된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연설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문은 아울러 "조국해방 80돌과 당 창건 80돌을 뜻깊게 경축하는 사업과 당 제9차 대회를 승리자의 대회, 영광의 대회로 맞이하기 위한 투쟁이 일치된 가장 책임적인 행정에서 더 과감하게, 실속있게, 더 긴장하게 분투해 올해에 설정된 목표들을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고도 언급했지만, 9차 당 대회 세부 일정은 알리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9차 당대회 소집 결정을 했는데, 이에 대한 결정서를 공개하지 않았고 일정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 부분 역시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사례에 비춰볼 때 9차 당대회는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회의의 대내 메시지를 두고는 "상반기 성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고, 구축함 사고 등의 결함이나 과오는 서둘러 덮고 향후에 있을 양대 정치 행사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간부 인사도 포착됐다. 당국자는 신문 1면 사진을 거론하며 "리히용 당 비서가 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승급된 것으로 보이고, 리병철 당 군수 정책 총고문은 상무위원에서 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 1월부터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리일환 비서는 이번 회의에서도 식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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