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대비가 쏟아지던 지난 20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페덱스 라이프사이언스센터(LSC)를 찾았다. 습한 기운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았지만 센터에 들어서자 주변의 무거운 공기가 180도로 바뀌었다. 전면에 위치한 LED 전광판에 온도 24도, 습도 50%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최낙규 LSC 센터장은 "300여 개 캐비넷과 콜드룸 내 200여 개 의약품을 완벽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포 LSC는 미국, 인도, 싱가포르, 일본, 네덜란드 등에 이어 페덱스가 설립한 여섯 번째 글로벌 의약품 물류 거점이다. 마곡에 있던 센터를 김포로 옮기면서 크기를 3배 이상 키워 약 2288㎡(692평) 규모로 꾸렸다.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KGSP) 인증과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 인증도 받았다. 세분화된 온도관리 구역을 통해 영하 150도부터 영상 25도까지 맞춤 물류가 가능하며, 약사 등 전문인력이 센터에 상주해 약품의 유효성을 정밀하게 관리한다.
콜드체인 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물류 센터를 둘러봤다. 에어샤워 후 의약품 창고에 들어서자 서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이곳은 영상 15~25도, 습도 70% 이하로 철저히 관리된다. 창고는 다시 5곳의 온도 구역으로 나뉜다. 발주처가 의뢰한 의약품 종류에 따라 보관할 수 있도록 150도 이하 극저온 탱크부터 영하 70도 냉동구역, 영하 15~25도, 영상 2~8도, 영상 15~25도 등 상온 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각 구역에는 온도와 습도를 확인할 수 있는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영하 25도 냉동고에 들어가자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밀려왔다. 밀봉된 의약품과 배송 상자에 들어갈 보랭재들이 보관된다. 센터 한쪽에는 특수 패키징을 위한 박스도 쌓여 있었다. 겉은 일반 종이 박스처럼 보였지만 첨단 기술을 통해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박스에 보랭재를 넣고 의약품을 담은 뒤 온도계 연결관을 끼우면 출고를 위한 준비가 끝난다. 최소 72시간에서 최대 200시간까지 처음 세팅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최 센터장은 설명했다. 상자 표면에 온도계가 부착돼 있어 관리자가 온도를 실시간 확인해 대응할 수 있게 했다.
그는 "극저온 냉동고는 허가를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도록 이중, 삼중으로 보안 통제 설비를 갖췄으며 산소 농도 모니터링 시스템, 낙상 방지 바닥재 등으로 근로자 안전도 챙기고 있다"며 "실시간 센서를 통해 온도가 중앙제어시스템으로 전송돼 이상 상황 발생 시 즉시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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