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美 상원 첫 관문 통과

  • 토론 상정 위한 절차표결서 찬성 51표-반대 49표로 가결

  • 이민 단속 강화·청정에너지·저소득층 의료 지원 삭감 등 포함

미 연방의회 의사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연방의회 의사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와 불법 이민 단속 강화, 국방비 증액 등 주요 정책 기조가 집약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연방 상원 통과에 앞선 첫 관문을 통과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상원은 28일 밤(현지시간) 전체 100석 중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해당 법안에 대한 토론 개시를 가결했다. 이는 법안의 본격 심의와 표결로 이어지는 절차적 첫 단계다.
 
이날 표결에서는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47명이 전원 반대했고, 공화당 소속 토머스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랜드 폴(켄터키) 의원도 이탈해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JD 밴스 부통령은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의사당에 대기했으나,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견 조율에 성공하며 찬성 다수로 처리됐다.
 
공화당 내 표 단속에 시간이 걸리며 이날 표결은 3시간 이상 지연됐다. 예산안 처리 등 긴급한 사안이 아닌 상황에서 토요일 밤 상원 표결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 중 추진했던 감세 조치를 연장하고, 국방비 및 국경 보안 예산 확대, 불법 이민 단속 강화 등을 포함한 940쪽 분량의 초대형 입법안이다.
 
세부적으로는 개인 소득세와 법인세율 인하, 표준공제 및 자녀세액공제 확대, 팁 소득과 초과근무수당 면세, 신생아를 위한 1000달러(약 136만원) 예금 계좌 개설 지원 등이 담겼다. 이와 함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구매 시 세액공제의 9월 30일 종료, 국경 통제 및 이민 단속 예산 증액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조항들도 포함됐다.

또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 의료보조 제도인 메디케이드 지출을 축소하고, 연방 정부 부채한도를 5조 달러까지 상향하는 방안도 담겼다. 이는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4조 달러 방안보다 상향된 규모다.

이번 법안은 지난달 하원에서 이미 통과됐지만, 상원 심의 과정에서 일부 조항이 수정된 만큼 최종적으로 상원을 통과할 경우 다시 하원 표결을 거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이전에 법안이 최종 처리되길 원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화당원들은 매우 사악하고 부패하며 여러 면에서 정책적으로 무능한 집단(민주당)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법안 처리를 독려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SNS에 올린 글에서 “상원에 있는 나의 친구들에게 말하는데, 꼭 필요하다면 의원실에 틀어박힌 채, 집에 가지 말고 이번 주에 일을 마무리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안에 포함된 메디케이드 축소와 사회복지 지출 삭감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해 법안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법안에 대해 “미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우리나라에 막대한 전략적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완전히 미친 짓이고 파괴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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