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는 숫자로 증명됐습니다. 이제부터는 시민이 체감할 차례입니다.”
민선 8기 출범 3주년을 맞아 박형준 부산시장이 1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의 시정 성과를 직접 발표했다.
박 시장은 ‘늘리고, 높이고, 풀고’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요 성과를 설명하며, 앞으로 1년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약 40분간 진행된 이날 회견은 부산 시정 전반에 걸친 종합 평가와 함께 향후 방향성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현장은 가벼운 회고가 아니라, 성적표를 펼쳐든 성실한 보고였다. 그는 숫자를 기반으로 조목조목 시정의 성과를 설명했다.
박 시장은 투자유치 22배 증가, 청년 고용률 역대 최고치,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 돌파 등 주요 성과를 언급하며 “지난 3년은 새로운 부산의 기반을 구축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1년은 이 성과들이 시민의 일상 속에서 실질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시장이 지난 3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내세운 첫 번째 단어는 ‘늘리고’였다.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투자유치 규모다.
2021년 취임 당시와 비교해 22배 이상 늘어난 14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1만 6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비롯한 글로벌 대기업들의 R&D센터 유치가 결정되면서, 부산은 산업지형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확보한 500만 평의 가용 부지도 주목된다.
고용지표도 상승세다. 상용근로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고, 청년 고용률은 2020년 40.5%에서 2024년 46.7%로 증가했다.
15세부터 64세 고용률은 2021년 63.9%에서 2025년 68.3%로 크게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2024년 외국인 관광객이 293만명을 기록,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는 불과 4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단 기록을 세웠다.
“부산의 미식 관광 전략이 정확히 들어맞았다”고 자평한 박 시장은 트립어드바이저와 트립닷컴의 세계 도시 평가 결과를 들며 “부산은 이제 글로벌 여행지로 인정받는 도시가 됐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높이고’였다. 부산의 도시 브랜드와 시민 자부심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영국 지옌사의 글로벌 스마트센터지수에서 부산은 세계 12위, 아시아 2위에 올랐고,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도 역대 최고 순위인 24위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2024년 부산을 ‘글로벌 5대 해변 도시’로 선정하기도 했다.
더 의미 있는 지표는 국내 평가였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시민행복지수와 청년 삶의 만족도에서 부산은 각각 특·광역시 1위를 차지했고,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아동 삶의 질 조사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의 자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야말로 부산 시정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풀고’를 언급하며,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장기 현안들을 해결한 과정을 짚었다.
대표적으로 가덕도신공항은 정부의 전향적 결단을 이끌어내며 조기 개항의 기반을 마련했고, 총 1조 8400억원 규모의 부산진~부산역 철도 지하화 사업도 국가사업으로 본궤도에 진입했다.
10년 넘게 계획만 존재하던 낙동강 대저대교·엄궁대교·장낙대교는 올해 착공에 들어갔다.
그는 “쉽지 않은 이해관계의 얽힘 속에서도 부산시는 외면하지 않고 방향을 설정해 해법을 제시해왔다”며 “정치적 계산 없이 오직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집중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과 다대소각장의 복합레저단지 전환 계획도 언급하며 “이제 부산은 과거의 낡은 숙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남은 1년의 시정 방향에 대해 “이제는 성과의 발표가 아니라, 시민의 삶에서 느끼는 변화가 최우선”이라며 “330만 시민 모두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재도약해야 한다”며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과 한국산업은행 이전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여야와 정부 모두와 협력해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박 시장은 “책상 위가 아니라,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며 “남은 1년은 시민의 삶 속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 발전의 퍼즐을 이제 시민과 함께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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