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는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한 131억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도착 기준으로는 2.7% 늘어난 72억9000만 달러다.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투자 보류가 지속되면서 투자 의향을 나타내는 외국인투자 신고가 줄었다는 것이 산업부의 판단이다. 미국발 관세 전쟁과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 크다.
투자 신고를 국가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의 금액이 14.5% 늘어난 22억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또한 유통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20.2% 증가한 31억3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유형별로는 기업 인수합병(M&A)가 전년 동기 대비 44.6% 급감한 21억3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공장 신·증설을 위한 그린필드는 전년 동기 대비 4.5% 줄어든 10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53억3000만 달러를 나타낸 반면 서비스업은 10.6% 증가한 7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투자의 미국 쏠림현상과 국내 설비투자 위축 등의 영향이 크다. 특히 전기·전자(14억 달러, -61.6%), 기계장비·의료정밀(2억6000만 달러, -77.0%) 등 장치산업 위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한국 시장진출의 목적으로 유통(13억2000만 달러, 73.3%), 정보통신(10억9000만 달러, 9.4%) 업종의 투자신고가 증가했다.
투자 도착은 지난해 양호한 투자신고(345억7000만 달러, 5.7%)에 따라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센터, 대형마트 등 서비스업 영위 사업장의 투자 유입 확대에 따라 그린필드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45억 달러를 기록했다. M&A 자금도착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27억9000만 달러, 0.2%)했다.
미국발 투자 도착은 관세 이슈의 영향이 적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자금이 도착해 32.9% 늘어난 14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EU(19억7000만 달러, -29.0%), 일본(3억9000만 달러, -59.8%), 중국(1억2000만 달러, -48.6%) 등의 투자자금 도착은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 도착이 대폭(54.1%) 감소한 15억1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상반기 투자신고가 감소된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도착이 전년 동기 대비 저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서비스업은 상반기 대형 M&A 건으로 금융·보험(30억5000만 달러, 39.3%) 분야 자금이 대폭 유입되면서 51.0% 증가한 5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 속에서 상반기 실적만으로는 올 한해 외국인직접투자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신정부 출범, 미국 관세 불확실성 완화를 계기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되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그린필드 첨단산업을 타겟팅한 현지 투자설명회(IR), 국내 진출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투자 수요를 발굴하는 지역순회 IR 등 다양한 국내·외 유치활동을 통해 신규·증액 투자를 적극 독려할 것"이라며 "투자 신고에 그치지 않고 국내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실제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50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투자 유망 신고에 대해서는 밀착 관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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