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산 토마토에 17% 관세...멕시코 "불공정 조처"

  • 멕시코, 품질 경쟁에서 미국이 밀린 탓

캘리포니아주 산 안셀모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에 위치한 멕시코산 토마토사진AFP·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 산 안셀모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에 놓여 있는 멕시코산 토마토[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4일(현지시간)부터 멕시코산 신선 토마토에 대해 17.09%의 관세를 즉시 부과하기로 했다. 멕시코산 토마토는 미국 토마토 소비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번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미 정치매체 더힐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농민들이 오랫동안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 피해를 봤다”며 관세 부과 이유를 발표했다. 이어 “오늘 이런 상황은 끝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2019년 멕시코와 체결했던 토마토 관련 무관세 협정(반덤핑 조사 중단 협정)이 최근 합의 없이 종료된 데 따른 조치다.
 
미국 농가는 그간 멕시코가 토마토를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수출했다는 문제 제기를 하며 정부에 관세 부과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미국 플로리다 토마토거래소에 따르면 멕시코산 토마토는 현재 미국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는 20년 전 30%였던 것에서 급증한 것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미국 내 토마토 업계는 환영 입장을 보였다. 로버트 군터 무역협회 부회장은 “미국 농가와 농업계의 거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반면 소비자와 유통업계는 선택지가 줄고 가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내 토마토 소매가가 평균 8.5%가량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특히 멕시코산 토마토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대체 공급처 확보가 어려워 가격 상승률이 10%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멕시코에 8월 1일부터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것과는 별도 사안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에도 “멕시코산 토마토의 덤핑으로 미국 농가 보호에 실패했다”며 5년간 지속되던 관세 유예 협정을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멕시코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멕시코 경제부와 농림부는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다수의 건설적 제안을 했지만 정치적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는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품질 멕시코 토마토 수출을 위한 새로운 국제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2019년에도 이 같은 관세 조치 이후 약 4개월 뒤 무관세 조치로 전환한 바 있어 이번에도 협상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성명을 통해 “멕시코산 토마토는 품질로 경쟁력을 확보해 온 것”이라며 미국 측이 주장하는 덤핑 행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멕시코에선 다양한 품종을 전문적인 온실 재배를 하지만 미국에선 덜 익은 토마토를 일반 밭에서 재배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생산 방식의 차이가 경쟁력의 원천임을 강조했다.
 
멕시코는 미국 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제에서 수출 규모 기준 80%가 북부 이웃인 미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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