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오늘 대법 선고…10년 사법리스크 마침표 찍나, '진짜 리더십' 시험대

  • 17일 부당합병 의혹 대법 판결

  • 무죄 확정 땐 실적 반등 최우선 과제

  •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 등 시급

  • 신사업 투자·조직 개편 탄력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아주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아주경제 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에 대해 법의 최종 심판을 받는다. 2014년 고(故)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사실상 삼성의 총수로서 경영을 이끌어 온 이 회장이 10년 만에 '사법 리스크' 족쇄를 벗고 본격적으로 책임 경영의 시험대에 오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17일 오전 11시 이 회장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다. 이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10개월 만이자 2심 선고 후 5개월여 만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결과에 대한 예단 없이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2016년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부터 10년째 지속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의 실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삼성전자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컸다. 실제 지난 2017년 3월 9조3000억원 규모의 하만 인수 뒤 삼성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시계는 사실상 멈춰 있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지난 2월 2심 무죄 선고 이후 사법 리스크 해소 기대와 함께 이 회장의 경영 행보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굵직한 M&A도 이어졌다. 지난 4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5000억원에 인수했고, 5월에는 독일 공조업체 플렉트를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그룹 차원의 빅 딜이 성사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를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글로벌 경영 행보에도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다. 올해 초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뒤 일본을 연이어 방문한 이 회장은 이달 들어 글로벌 재계 사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빅테크 기업인들과 교류하며 신사업 투자를 타진하기도 했다.

무죄가 확정된 뒤 이 회장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과 실적 반등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법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이 회장이 삼성의 '컨트롤 타워'를 재정비하고, 중단됐던 대규모 M&A나 신사업 투자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 많다.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중장기 전략 수립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주요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 개편이나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삼성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뉴 삼성'의 방향성과 이 회장의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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