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테크] ETF 제친 일반펀드 수익률 '381%'… "꺼진 펀드도 다시 봐야"

  • 트러스톤운용 '밸류웨이 펀드' 2013년 저평가 된 경기 민감주

  • 조선·방산·철강 포트폴리오 작년부터 실적모멘텀 폭발적 급등

  • 위축된 액티브펀드 부활 시사 관건은 '지속성과 펀드 크기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국내 펀드 시장에 '깜짝 스타'가 등장했다.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세를 형성한 가운데 외면받던 액티브 펀드가 400%에 가까운 수익률로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밸류웨이증권자투자신탁[주식] S클래스'는 최근 1년 수익률 381.45%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ETF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한화 PLUS K방산 ETF'(198.08%)보다 18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2013년 선보인 밸류웨이펀드 시리즈는 국내 조선, 방산, 철강 등 저평가된 경기민감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작년 말부터 이들 업종의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펀드 수익률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 기간 중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홀딩스 등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가 구조적 성장세에 있는 건 맞지만 능동적으로 시장을 읽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부 액티브 펀드는 오히려 ETF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문제는 지속성과 펀드 크기"라고 말했다.
 
밸류웨이 펀드는 10여 년 전 출시됐지만 설정액은 100억원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대형 기관이나 리테일 투자자 유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성과에 비해 시장의 관심이 적었다고 볼 수 있다. S클래스는 기타 클래스 펀드와 달리 펀드슈퍼마켓으로만 가입할 수 있어 다소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번 성과는 그간 위축됐던 액티브 펀드 시장의 부활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ETF가 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최근 1년 기준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9개가 ETF다. 특히 K-방산, 조선, 철강, 증권주 등 경기민감 테마 ETF가 돋보인다. 예컨대 'TIGER K방산&우주 ETF'(162.82%), 'KODEX 친환경조선해운 ETF'(96.98%) 등은 최근 1년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공모 액티브 펀드도 초과 수익률이 가능한 시장 상황에서는 ETF를 넘어설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ETF는 분산투자에 유리하지만 테마 집중도가 높고 리밸런싱이 고정돼 있어 급변하는 시장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며 "성공적인 액티브 펀드는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 성과에만 의존한 펀드 투자에는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액티브 펀드 성과가 좋았더라도 일정 기간 이상 트랙레코드를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 기반 가치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경기 회복기 중반(Mid-cycle)에 주목받는 새로운 테마형 ETF 출시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ETF 중심으로 재편된 펀드 시장 내 자금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보수와 거래 편의성, 세제 혜택 등으로 인해 ETF 투자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일반 공모펀드는 수익률 변동성, 운용 보수, 설정액 규모 등에서 여전히 약점이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트러스톤 밸류웨이 펀드 사례는 펀드 선택 기준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시사했다”며 “직접 투자보다 간접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는 일반 펀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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