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만기업 지원에 761조원 對美투자금 활용 가능"…美·日·대만 반도체 동맹 강화되나

  • "대만 업체 美에 공장 건설하고 日부품 사용할 경우

  • 대만, 美와 4차협상 끝...관세 대비 보조금 4.4조원 지원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일본이 미국의 관세 인하를 대가로 약속한 5500억 달러(약 76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을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대만 기업 지원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미국을 주축으로 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동맹’이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지난 26일 NHK에 출연해 미국과의 무역협정 패키지를 통해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미국이나 일본 기업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예컨대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일본 부품을 사용하거나 일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생산한다면 그 역시 허용된다”며 “일본, 미국, 그리고 같은 목표를 가진 국가들은 경제 안보에 중요한 분야에서의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기업명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물론 일본도 TSMC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내 TSMC 공장이 일본 기업들과 협력하는 경우 대미 투자금 일부를 TSMC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일본은 일본무역보험,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일본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을 통해 이번 대미 투자를 진행할 예정으로 최근 법이 개정되면서 JBIC는 일본 공급망에 필수적인 외국 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TSMC는 앞서 자체적으로 1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과 미 애리조나주에 6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3곳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애리조나주 공장 한 곳은 이미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TSMC 보유국인 대만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도 TSM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 장관은 앞서 대만의 대미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은 자국 인공지능(AI) 서버 공급망 업체들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미국과의 네 번째 실무 협상을 이날 마무리 했으며 미국은 이번주 중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발표할 전망이다. 대만은 한국과 일본(협정 체결 전)보다 낮은 관세율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정부와 업계는 고율 관세에도 대비하고 있다. 대만 징지르바오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국회)은 최근 산업계 지원을 위한 930억 대만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의 특별예산이 포함된 ‘국제 정세 대응 경제·사회·민생·국가 안보 회복탄력성 강화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구체적으로는 이자 보조금, 임금 보조금, 노후 장비 교체 보조금을 투입해 산업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관세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계, 자동차 부품, 금속, 고무, 플라스틱 등 중소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고용 안정 대책을 시행하고 관세 대응을 위해 무급휴가에 처한 근로자들을 위해 150억 대만달러 규모의 임금 보조금을 배정할 예정이다.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정책위원회와 산하 국가정책재단이 238개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5% 이상이 사업 확장 계획을 보류했고, 5%는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이미 인력 감축에 나섰다. 또 대만 기업 절반 이상이 관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콴충밍 전 대만국립대 총장은 "관세가 공식적으로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조사 대상 기업의 5%는 이미 해고를 시작했고, 25%는 확장 계획을 중단했으며 23%는 생산능력을 이전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기업들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