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압박하는 트럼프, 우크라에 '장거리 미사일 빗장' 푸나

  • WSJ "美국방부, 수개월째 우크라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 트럼프 "공격 없이는 승리 어렵다"…러 본토 공격 허용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26년 FIFA 월드컵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26년 FIFA 월드컵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침략국에 대한 공격 없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권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평화협정에 소극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수개월째 제한하고 있다고 전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빗장’을 풀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올해 늦봄부터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내 표적에 대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복수의 당국자들이 말했다. 미국은 최소 한 차례 이상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내 표적을 공격하는 데 에이태큼스를 사용하도록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부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수백 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미국은 처음에는 확전 우려에 따라 러시아 영토 내 표적 타격을 제한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참전한 뒤인 2024년 가을에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을 해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뒤집은 셈이다. 미국이 러시아 측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국산 무기가 러시아 내 표적을 타격하는 데 사용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이를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러시아 측에 종전을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거리 미사일 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침략국을 공격하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 본토 공격에 반대했던 기존 입장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그는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타임지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같은 해 11월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두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 변화는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협상력을 되찾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공세 확대 쪽으로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본토 공격 시사 발언에 보조를 맞추듯 우크라이나는 첨단 순항미사일을 공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플라밍고’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장거리 순항미사일 ‘FP-5’의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일 시험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며 플라밍고에 대해 “현재 우리가 보유한 가장 뛰어난 미사일”이라고 자평했다. 플라밍고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3000㎞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약 750㎞ 떨어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서편 영토 상당 부분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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