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올 들어 '중기 대출' 60% 확 줄였다…시중은행은 '0' 수준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은행들이 올해 중소기업 대출을 예년 평균의 60%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내준 40%의 대출도 특수은행 몫으로 시중은행의 올해 중소기업 대출 실적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웠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기업대출 상황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은행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3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2024년 평균 58조6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기업대출 증가율(전년동월대비)도 지난 7월 3.2%로 하락하며 2017년 7월(3.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 규모는 16조7000억원으로 2021~2024년 평균(41조2000억)의 40.5%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대부분에 해당하는 14조7000억원은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취급했다. 국책은행 외에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에 거의 손을 놓았다는 의미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이 기간 예년의 14%인 1조8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기업대출 증가 규모(14조6000원)는 예년 평균인 17조3000억원의 85% 정도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체율 상승, 자본비율 관리 필요성 등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영업을 축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하반기는 기업대출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목표가 축소됨에 따라 대출자산의 성장성 관리를 위해 그간 실적이 저조했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취급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미다.

한은은 "7월 들어 주요 은행들은 금리우대 한도 확대 등 중기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과거에도 가계부문 거시건전성정책(MPP)이 강화되었던 시기에는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완화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들의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관리 필요성은 지속될 것이며, 보수적인 신용리스크 관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향후 일부 업종의 업황 부진, 관세 영향 본격화 등으로 재무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취약업종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과 채무상환 능력 변화 등을 계속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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