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병원비 부담을 덜어주는 펫보험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펫보험 가입자는 2020년 5만명에서 2024년 약 30만명 수준으로 6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려동물은 공적보험이 없어 예기치 못한 병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보호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비용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반려견 슬개골 탈구 수술비의 경우 평균 200만원 이상, 종양 제거 수술은 300만원을 웃돌기 때문입니다.
펫보험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상품마다 보장 범위와 한도가 달라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는 펫보험에 가입할 때 어떤 요소를 따져봐야 할까요.
우선 보장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입원·통원 치료비와 수술비를 보장하지만, 특정 질병은 제외되거나 특약을 통해 별도로 추가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KB손해보험의 ‘KB금쪽같은 펫보험’은 기본 보장에 슬관절 탈구, 치과·구강질환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초음파, 체외충격파 등 특정 재활치료비나 약물치료비는 별도 특약 가입이 필요합니다. 또 미용 수술, 중성화 수술, 성대 제거 수술 등은 대부분 보장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자기부담금과 연간·일일 보장 한도도 살펴봐야 합니다. 자기부담금 비율이 높게 설정된 상품을 가입하게 되면 실제 보험금 수령액이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연간 보장 한도만 보고, 일일 보장 한도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대형 수술 시 보장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현저히 적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펫보험 상품은 수술 1회 최대 150만~250만원, 입원 하루 10만~30만원으로 일별 지급액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보장개시일도 살펴봐야 합니다. 질병의 종류에 따라 보장개시일이 다른 상품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마이브라운’의 ‘강아지만 생각하는 강아지보험’은 △질병의 경우 최초 보험개시일로부터 30일 이후 △암, 백내장, 녹내장, 심장질환, 신장질환, 방광질환 등은 90일 이후 △습관절 및 고관절의 모든 상해 및 질병은 180일 이후 보장됩니다.
보험료 변동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펫보험은 대부분 1년 단위 갱신형으로 매년 보험료가 인상되는 구조이기에 반려동물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갱신 시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세 강아지의 월 보험료가 3만원이라면 10세 이후에는 2~3배로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수준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펫보험 시장은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확장하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반려인구 증가세와 맞물려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수준의 보장 다양성과 합리적인 보험료가 충분히 정착된 것은 아닙니다. 보험 가입 전에는 단순히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보장 범위·한도·갱신 조건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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