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위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드디어 타자 친화 구장이라 불리는 라이온즈파크를 제대로 점령한 외인타자가 나타났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르윈 디아즈는 2025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에서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올 시즌 그는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48홈런 144타점 OPS 0.993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홈 경기에서 무려 32개의 홈런을 날리며 '라이온즈파크 특화 타자'임을 입증했다.
이 성적이 대단한 건 디아즈가 단순히 홈런만 치는 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보통 홈런 타자들은 홈런을 치기 위해 큰 스윙에 집중해 콘택트에 약점을 보이지만, 디아즈는 파워와 콘택트를 모두 겸비한 타자란 것을 제대로 입증했다.
이제 디아즈는 KBO리그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KBO리그 외국인 타자 최초 50홈런 고지다. KBO리그에서 50홈런을 달성한 타자는 총 3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국내 타자였다. 이승엽(1999년 54개·2003년 56개), 심정수(2003년 53개), 박병호(2014년 52개·2015년 53개)가 그 주인공이다.
이를 살펴보면 최근 10년 동안 50홈런 타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BO리그에서 나타난 '투고타저(투수가 강하고, 타자가 약한 것을 나타내는 말)' 현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리그 내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늘어나고, KBO가 공인구의 회전수를 조절하면서 홈런이 덜 나오게 한 리그의 흐름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 팬들은 오랜 기간 홈런 타자에 갈증을 느껴왔다. 이승엽이란 '국민타자'를 보유했던 구단이자 타자 친화 구장인 라이온즈파크에서 그동안 삼성 선수들이 홈런보다는 콘택트에 집중한 타격을 펼쳐, 팬들 사이에선 구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원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갈증을 디아즈가 올 시즌 제대로 해소하고 있다. 디아즈의 올해 홈런 페이스는 압도적이다. 2위인 KIA 타이거즈 내야수 패트릭 위즈덤(33개)에 비해 무려 15개나 더 쳤다.
그렇기에 시즌 막바지에 들어선 지금 디아즈의 홈런왕 수상은 기정사실화됐다. 삼성에서 홈런왕이 나오는 건 2011년 최형우(현 KIA)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디아즈가 50홈런을 완성하며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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