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캐나다처럼 수입산 철강 관세를 5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오는 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철강 부문 관련 새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무관세가 적용되는 철강 수입 쿼터 물량도 현행보다 절반 가까이 줄이는 방안도 여기에 포함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수입 쿼터 소진 물량부터 적용되는 관세율이 현행 25%에서 인상되고 현재 50%를 부과하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정책과 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EU가 예고해왔던 기존의 철강 세이프가드 대체안으로 보인다. EU 세이프가드는 국가별로 지정된 쿼터(할당량) 수준까지는 무관세로 수입하되,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EU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철강 관세에 대응해 2018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내년 6월 30일부로 세이프가드가 만료된다.
그러나 중국발 과잉 공급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의 50% 철강 품목관세까지 겹치면서 EU는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추진하려는 관세 인상 등 조치도 사실상 중국산 철강을 겨냥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EU가 미국과 동일한 50% 관세를 도입해 대미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EU도 철강 수출품에 대해 미국의 50% 품목 관세를 적용받지만 EU·미국 무역합의 공동성명에는 다른 나라와 달리 '저율관세할당(TRQ) 해법' 도입 가능성이 명시됐다. 이에 EU는 후속협상에서 미국에 유럽산 철강에 대해서는 TRQ를 도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EU는 한국산 철강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EU의 이번 철강 무역 보호 조치가 현실화하면 한국도 타격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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